제97장
차에 오르고 강은영은 뙤약볕에 무릎을 꿇은 허시연을 힐끗하더니 말을 건넸다.
“이대로 가면 할머니가 견디실 수 있을까?”
유인나에 대한 할머니의 태도로 보아 박인성한테 철저히 실망한 모양이었다.
박강우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방금 일어났던 장면과 무릎을 꿇고 있는 허시연을 번갈아 보며 그는 강은영의 감성 지수고 보통 낮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이 박성철의 일로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허시연의 시답잖은 일들에 신경을 기울일 새가 없을 것이다!
“할머니가 잘 알아서 해결할 거야. 넌 어때? 어디 불편한데 없어?”
강은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워낙 상처를 크게 입은 것도 아니고 심각했던 건 머리에 핏덩어리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는 점이었다. 다만 지금껏 무사했으니 별일은 없을 듯하다.
강은영은 뭔가가 떠오른 듯 박강우에게 말을 건넸다.
“내가 창고 밖에 있을 때 신고했었는데 누구도 오지 않았었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박강우는 그저 고개를 끄덕거렸다.
양민호는 가성시에서 그 일로 얽힌 사람들을 모두 깨끗이 정리해 버렸다.
해연 별장에 다다랐을 때쯤 박강우의 휴대폰이 울렸고 번호를 확인하자 저택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나야.”
전화 너머로 어르신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박강우는 본능적으로 강은영에게 가장 먼저 시선이 쏠렸다!
강은영도 어르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때서야 그녀는 할머니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라는 박강우의 말이 이해가 갔고 어르신은 말을 이었다.
“성철이 풀어줘. 다시는 국내로 들어오지 못할 거야.”
박강우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어르신이 말을 덧붙였다.
“이번이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하는 부탁이야.”
아무리 그래도 자기 후손인지라 방금 그렇게 화를 내셨던 어르신은 끝내 한 가닥의 이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박강우가 강은영한테 시선이 고정되어 있자 이 상황에 끼기 애매한 강은영은 차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박성철하고 그렇게나 많은 소란을 피웠었으니 어르신을 난처하게도 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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