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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장

지난날들의 기억을 떠올리고 난 강은영은 말투가 차가워졌다. “무슨 일인데?” 진미선이 답했다. “은영아, 내가 이렇게 사과할게. 너한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다 내가 잘못한 거야.” 사과? 지난번 진미선은 강설아를 더는 괴롭히지 말라고 사과를 했었다. 그때는 강설아만 에워싸고 도는 진미선을 보며 구역질이 났었는데 말이다. 그러다 그녀와 전집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자 그녀 또한 그들이 어떠한 혈연관계가 없다는 걸 알게 됐었다. 설령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혈육이라 그런지 피가 끌렸던 건가... “대체 무슨 일로 전화한 건데.” 강은영은 짜증스레 입을 열었다. 사실 그녀도 진미선이 전화를 걸어온 목적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강은영의 직접적인 물음에 진미선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여구신 작업실에서 일하고 있는 거지.” “그런데?” “저기 설아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거야?” “내가 당신들하고 같은 부류의 사람인 줄 알아?” 누구나 그들처럼 상대방의 약점을 온 세상에 떠벌릴 줄 아나? 그렇게 한가하지도 않고 시답잖은 인간들한테 시간 낭비를 할 마음도 없다! 예전 같으면 서로 이익이 많이 얽혀있으니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다. 비록 직접적으로 답을 한 건 아니지만 진미선은 그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다. 강은영이 물었다. “더 할 말 없지?” “잠깐만!” 진미선은 서둘러 전화를 끊으려는 강은영을 불러세웠다. 강은영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진미선은 낯부끄러운 말을 꺼내려는 듯 머뭇거렸다. 강은영은 심호흡을 했다. “말하지 않을 거면 이만 끊을게!” “은영아, 작업실을 떠나주면 안 돼?” 강은영은 휴대폰을 잡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강설아 때문에 전화를 한 거네... 진미선은 강은영이 답이 없자 얼굴에 핏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어젯밤 강은영이 무사히 작업실로 돌아온 것도 모자라 강설아를 협박했다는 걸 알고 잔뜩 겁을 먹게 된 것이었다. 혹여라도 강은영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게 되어 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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