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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장

윤여정은 제자리에 서서 얼굴이 까만 게 냄비 밑바닥에 흡사했다. 박강우 옆에 있는 여자들을 왜 하나같이 이 모양이야? 연우빈하고 다음 디자인 방향을 정하고 난 강은영은 이예란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엄마, 무슨 일이에요?” “점심에 주방장한테 네가 좋아하는 비둘기탕을 만들어 놓으라고 했어. 너 데리러 갈까?” 강은영은 시계를 확인해 보니 정말로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점심에는 꼭 사무실에서 먹어야 된다고 했었는데? 문제는 엄마가 직접 전화를 걸어왔으니 돌아가지 않을 수도 없었다. “기사분 보낼 필요 없어요. 제가 운전해서 갈게요.” “강우하고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남편은 회사에 있고 저는 밖에 나와 있어요.” 강은영은 부드러운 어조로 답했다. 이예란이 말을 이었다. “그럼 일단 빨리 돌아와. 강우한테는 내가 전화할게.” 강은영이 습관적으로 박강우의 애칭을 부르는 걸 보자 이예란의 말투도 더욱 다정해졌다. 전에는 강은영의 갑작스런 변화가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 여겼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둘이 정말로 화해를 한 모양이다. 통화를 마치고 난 강은영은 운전을 해 저택으로 돌아갔고 그녀가 도착했을 때 박강우는 아직이었다. 이예란은 그녀가 직장 차림인 걸 보고 자애한 웃음을 띠었다. “윤여정의 말로는 네가 회사의 프로젝트를 직접 디자인했다고 하더라. 사실인가 하는 반신반의했었는데 정말이었네! 우리 은영이 철 들었구나! 강우를 도와 업무를 분담할 줄도 알고!” 강은영은 표정이 굳어졌다. “윤여정이 왔었어요?” 회사 프로젝트를 디자인했다는 것도 알려준 건가? 그녀는 윤여정이 무슨 속셈으로 온 건지 가늠이 갔다. 아마도 할머니하고 어머니 앞에서 그녀가 회사 일에 참견한다는 둥, 박강우가 그녀가 날개치게끔 내버려둔다는 둥 하며 질책하려던 목적이었을 것이다. 다만 이예란의 태도를 보니 그들은 윤여정의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강은영은 마음이 한결 따뜻해졌다. 이예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왔었지. 강우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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