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장
마침 그녀한테 사회의 잔인함이란 어떤 건지를 톡톡히 알려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침 식탁에서 밥을 천천히 먹고 있는 강은영은 입맛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다.
“남편, 지금 회사에서는 내가 사장이라는 거 아는 사람 없지?”
“사장이 되고 싶어?”
박강우는 야유하는 말투로 물었다.
강은영은 그를 째려보았다.
“싫어! 다른 사람한테 경영권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해.”
“왜?”
“그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알게 되면 남편 코앞에서 일하는 거랑 뭐가 달라?”
애초에 그 누구나 다 그녀를 알고 있는 탓에 박강우 옆에서 출근하지 않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진기웅이 밤새 준비한 작업실에 있는 직원들마저도 전부 그녀를 알게 되면 할 일이 없는 건 똑같을 테니 별 의미가 없는 격이나 다름이 없다.
박강우는 채소를 젖가락으로 집어주며 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아주 회사를 크게 키워볼 생각인 것 같은데?”
강은영은 입을 오물오물거리며 중얼거렸다.
“남편이 하도 모든 걸 지극정성으로 챙겨줘서 내가 할 줄 아는 게 있기나 해! 그냥 착실하게 출근하고 싶어서 그러거든.”
박강우는 미소를 보였다.
하긴 그는 일부러 그녀가 고민 걱정 없이 잘 자랄 수 있게 챙겨주었었다. 그런데도 하마터면 다른 사람과 도망갈 뻔했으니 지력적으로 많이 떨어진 게 틀림없었다.
대체 누가 그런 말을 했던가?
여자는 멍청해져야 절대 한 남자를 떠날 수 없다고?
박강우는 인제야 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알았어. 진기웅한테 그러라고 할게.”
“그래.”
박강우가 반대를 하지 않자 강은영은 마음이 놓였다.
아침에 공복으로 약을 절대 마실 수 없는 강은영의 습관을 고려해 박강우는 아침 식사가 끝난 후 그녀에게 약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어젯밤 그가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그녀는 오렌지 맛 사탕 두 개를 확인하고서야 입을 열었다.
출근할 때 박강우는 그녀가 올라탈 수 있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
“가자! 데려다줄게!”
강은영은 슬그머니 피하려고 했지만 그의 차가운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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