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바보 머청이인 빈형식에다, 굳이 돌머리인 아들한테 권력을 쥐여주려는 빈진천까지...
빈나은의 조건은 아마도 그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었다.
“너! 어쩜 내가 너 같은 딸을 낳았는지 모르겠어! 형식이는 네 오빠야... 네가 어떻게...”
“누가 내 오빠야?”
빈진천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빈나은은 스스럼없이 말을 가로채고는 음산한 그의 얼굴을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엄마한테는 자식이 나 하나야.”
그 말은 재차 빈진천의 한계를 넘어선 것 같았다.
빈진천이 뭐라고 반박하려던 그때 강은영은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강은영을 바라보자 안색이 변해버린 빈진천은 빈나은하고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무례를 무릅쓰고 말을 건넸다.
“사모님, 제가 따님이랑 얘기가 아직 안 끝나서요. 죄송하지만...”
“딱히 더 할 말도 없어. 서울시에서 빈형식을 쫓아내면 나도 변호사한테 고소 취하하라고 할게.”
빈진천이 손님을 내쫓기도 전에 빈나은이 매섭게 엄포를 놓았고 그녀의 태도는 강경하고도 후회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결국 빈진천은 터벅터벅 밖으로 걸어 나갔다.
침상 옆 의자에 앉아 있는 강은영은 귤을 까서 빈나은에게 건넸다.
빈나은은 귤을 받아 들고 입을 열었다.
“고마워.”
“연주가 너더러 널 잘 돌보지 못한다고 하더니만, 그 말이 맞는 것 같네.”
강은영은 대뜸 이상한 말들을 꺼내고 있었다.
빈나은은 의아하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강은영이 귤을 하나 더 들어 까려고 하자 빈나은이 말을 건넸다.
“난 이거면 돼.”
“내가 먹을 거야!”
빈나은은 입을 다물었다.
강은영은 조용히 귤을 까서 한 쪼개를 입에 넣은 뒤 달콤한 냄새가 입안에서 퍼지자 그제서야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사그라드는 기분이었다.
그 뒤로 그녀는 빈나은에게 물었다.
“외할머니집에는 가 봤어?”
빈나은의 외할머니집은 진씨 가문으로 서울시 명문으로 뽑히는 대부호 집안이었다.
허나 빈나은은 어머니가 사망하고 나서 곧장 외국으로 떠났었다.
비록 몇 년 사이 진씨 가문하고 연락을 종종 하고는 있으나 거의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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