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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장

어차피 강씨 가문에 앞으로 어떠한 일이 닥칠지 잘 알고 있는 강은영은 더 이상 그들한테 시간 낭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강준형하고 강설아는 강은영이 떠나려고 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큰시큰한 몸을 이끌고 들어온 진미선은 그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강은영의 두 다리를 껴안았다. “은영아, 엄마 말 들어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아빠가 진심으로 그런 말을 했던 게 아니야! 엄마 믿어줘!” “강 여사님! 저희는 법적으로 아무 사이도 아닌 남남이에요. 앞으로 저하고 마주치더라도 자신을 엄마라 칭하지 말기 바래요!” 이 사람이 어머니라는 게 치욕스럽기만 하다! 강은영은 매섭게 자신의 다리를 빼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해당 서류는 변호사한테 맡겨서 처리할 거니까 마무리되면 법적으로 남남이라는 증명서가 택배로 날아오게 될 거야.” 관계를 끊겠다고? 그럼 이번에는 철저하게 끊어내야지! 말을 마치고 난 강은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박강우와 함께 훌쩍 떠나버렸다. 강씨 가문의 거실 분위기는 무겁기만 했다! 박강우하고 강은영이 떠나고 없자 강준형하고 진미선은 감정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자신이 모든 걸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진미선은 탁자 위의 물건을 집어 들어 미친 듯이 강준형한테 내던졌다. “대체 머리가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 거야? 내가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지! 우린 박강우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었잖아!” 애초에 이 계획에 찬성하지 않았었는데 결국은 이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강준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박강우를 제대로 막았어야지!” “내가 얼마나 시간을 끌었는지 알기나 해? 어떻게 박강우한테 다 들킬 수가 있어! 너 때문에 나까지 망쳤어! 알아? 우리 엄마가 나한테 물려주신 것마저도 다 너 때문에 빼앗겼잖아!” 진미선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었다. 강은영한테서 돈을 뜯어내 해외로 도망갈 심산이었었는데 사위의 엄숙하고도 차디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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