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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진미선은 불끈 쥐고 있는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최근 강은영의 갑작스런 변화도 그렇고 박강우의 마음을 홀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박씨 가문마저 완전히 다른 태도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이 모든 건 예외 없이 강은영의 변화로 인해 그들이 지니고 있던 이익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박씨 가문을 이용해 그들을 난처하게 하는 건 그렇다 쳐도 이제는 어르신까지 그녀의 말에 속아 넘어간 건가? 방금 어르신의 태도를 떠올린 진미선은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우릴 이렇게 해쳐 놓고 뭘 더 할 말이 있겠어?” 강설아는 침묵을 지키며 진미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에 덩달아 불안해진 진미선은 목소리가 떨렸다. “너 가짜 임신한 거 강은영한테 들킨 거 아니지?” “아니야.” 강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미선은 가슴을 툭툭 치며 초조한 어조로 말을 건넸다. “절대 들켜서는 안 돼! 괜히 그러다 할머니 눈 밖에 나면 큰일 나!” 강설아는 눈 밑에 그늘이 스쳤다. 할머니는 워낙 남존여비의 관념이 확고하신지라 강씨 가문에서 가장 중시하는 손녀딸은 고작 두 명이었다. 하나는 외국에서 이름을 날린 강우단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진미선이 국내 10대 건축설계사로 정성껏 키워 온 그녀였다. 그러나 할머니의 마음속에는 그녀의 능력이 강우단에 비하면 미달이었다. 강은영은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고 다른 걸 묻고 있었다. “연 여사님 쪽에서는 연락이 왔어?” “오긴 왔는데 너도 알다시피 국내에서 가장 잘나가는 회사가 부현그룹이잖아. 또 하나는 부현그룹하고 비슷한 위치에 있는 주신그룹이고. 연 여사님이 주신그룹 고위층 인사들한테 부탁할 인맥이 없대.” 그 말은 강우단 앞에서 우쭐거리려면 부현그룹이나 주신그룹에 입사를 해야 된다는 소리다. 게다가 현재는 연 여사님마저 다른 방도가 없으니 마지막으로 남은 기회는 부현그룹이었다. “그렇구나. 그럼 은영이한테...” 말하던 강설아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진미선도 요즘 강은영이 이상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어르신들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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