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한태훈은 피할 새도 없이 임승현에게 그대로 얻어맞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번만큼은 임승현도 이성을 잃었는지 그의 주먹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들었다.
한 방, 두 방, 뼈에 울리는 묵직한 타격감.
만약 곁에서 지켜보던 집사가 그를 말리지 않았다면 한태훈은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지도 몰랐다.
임승현은 손등에 맺힌 피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바닥에 쓰러진 한태훈을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너 대체 하린이를 얼마나 미워하는 거야?”
“왜 자꾸만 하린이를 망가뜨리려고 하는 거냐고!”
그의 목소리에는 억제할 수 없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오늘이 하린이 생일이라는 걸 몰랐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린이의 생일을 보고 있었는지, 네가 한 짓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을지 생각해 본 적 있어?”
“너 설마 하린이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고 조롱당하는 걸 보고 싶었던 거냐?”
임승현의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아니야. 난 그런 게 아니야...”
한태훈은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 순간 입 안 가득 비릿한 피 맛이 퍼졌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가해질 고통이 끝난 건 아니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임승현은 단호한 눈빛으로 한태훈을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
한태훈은 다시 바닥에 나뒹굴었다.
“내가 지금까지 널 살려둔 이유는 오직 하나야.”
임승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선언하듯 말했다.
“하린이가 널 신경 쓰지 않으니까.”
“그게 아니었으면 네가 Y국에 발을 들인 날 난 널 없앴을 거야.”
차가운 공기가 싸늘하게 스며들었다.
한태훈은 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쓰러진 채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무슨 뜻이야?”
그때 임승현의 입술이 비틀어지듯 올라갔다.
“오늘은 하린이의 생일일 뿐만 아니라 하린이가 엄마가 된 걸 처음 알게 된 날이기도 해.”
순간, 한태훈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날아갔다.
“뭐... 뭐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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