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지금의 네가 전보다 더 행복하고 자유로워 보여서.”
“재원에 있을 때의 너는 내 결정에 따르기만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네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좋아 보여.”
거짓은 1도 섞지 않은 진심만을 말하는 것 같아서 온하준은 눈을 크게 뜨고 조아영을 바라보았다.
“너 진짜 많이 변했구나.”
“사람은 누구나 다 성장하는 거니까.”
“뭔가를 잃어보고 그것 때문에 아파해 본 사람은 더더욱 그렇잖아.”
온하준을 입구까지 데려다주며 조아영은 문득 사심 섞인 질문을 했다.
“소유진... 그 여자는 너한테 잘해줘?”
“응. 좋은 상사이자 친구야.”
“그냥 친구 사이야?”
똑같은 질문을 하는 두 여자에 온하준은 답을 하지 못하고 말을 돌렸다.
“늦어서 난 이만 가볼게.”
“하준아.”
“오늘 와줘서 정말 고마워.”
조아영을 향해 손까지 흔들어준 뒤 밖으로 나온 온하준은 그제야 깊은숨을 뱉어냈다.
그러면서 문득 소유진과 함께 일하던 나날들이 떠올라서 온하준은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연락을 해보았다.
“유진아, 지금 잠깐 시간 돼?”
“미안해 하준아. 내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내일 얘기하면 안 될까?”
“알겠어. 그럼 내일 보자.”
전화를 끊은 온하준은 알 수 없는 실망감에 한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
이튿날 아침, 이노 테크놀로지로 출근한 온하준은 곧바로 회의실로 불려갔다.
그를 부른 사람은 회사의 오래된 이사인 구희성이었는데 업계 내에서는 명망이 자자한 사람이었다.
“온 상무, 앉아요. 할 얘기가 있어서 불렀어요.”
“제가 재원 그룹 도와준 일 때문에 그러세요?”
“그 일 때문만은 아니에요.”
온하준이 살짝 긴장하며 묻자 구희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사진들은 온 상무 행동이 회사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고 있어요. 요즘 나오는 기사들도 그렇고요.”
“그건 다 헛소문일 뿐이라고 이미 입장 밝혔는데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온 상무가 이노를 떠나서 재원으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는 게 당연하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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