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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나유아도 참석했다

샤워를 마친 나유아가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막 말리려고 하는 순간 할머니의 걱정 어린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 나유아는 깜짝 놀라서 헤어드라이어를 벽에 다시 걸고는 거실에 있는 벽시계를 보자 이미 저녁 10시 40분이 되었다. 할머니가 아직도 고선호를 생각하고 있을 줄 생각도 못 했다! "할머니 왜 아직도 안 주무세요? 제가 선호 요즘 바쁘니까 밖에서 잘 거라고 했잖아요." 나유아는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만졌다. 평소 할머니께서 일찍 주무셔서 자신이 천천히 샤워하고 나오면 할머니가 주무실 줄 알았다. “너 빨리 선호한테 전화해서 어디 있는지 데리러 안 가도 되는지 물어봐.” 나은희는 부들거리며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나유아한테 건네고는 거절하지 못하게 단호하게 말했다. 할머니의 고집을 이길 수 없었던 나유아는 한숨을 쉬더니 손을 닦고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나유아는 뭔가 찔리는 듯 휴대폰에서 '개자식'이라고 저장된 번호를 찾아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 있어서...]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나유아는 마음이 놓였다. 그러고는 일부러 스피커를 켜고 할머니 앞에서 휴대폰을 흔들거렸다. "고선호가 전원을 끈 거예요. 제가 연락 안 한 거 아니에요." "네가 일찍 전화했으면 전원이 안 꺼졌을 거잖아." 나은희는 나유아를 노려보고는 말을 이어갔다. "결혼했다는 사람이 일만 하지 말고 남편한테도 신경 좀 써. 남자도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 네가 잘해줬으면 집에 안 왔겠어?" "선호처럼 효심이 있고 일 잘하는 남자 어디서 찾겠어! 결혼했으면 결혼 생활 잘 경영해야 한다는 것도 몰라?" 나유아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자 나은희는 더욱더 흥분해서 말을 이어갔다. 할머니가 사시던 시대에서는 결혼한 남자가 외박한다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알겠어요 할머니. 다 기억했어요. 선호가 요즘 회사에 일이 많아서 늦게 들어오는 거니까 걱정 말고 주무세요." 할머니가 화내시다가 혈압이 높아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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