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화난 유아 때문에 잠이 안 와

나유아는 온몸이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문득 고선호가 조윤의 미래로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행적은 아주 비밀스러웠다. 배지혜를 스폰하는 일도 그가 작정하고 숨기는 한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한편 나유아는 이번 일이 그가 일부러 저지른 것인지 좀처럼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고선호가 의심되지만 아무런 증거 없이 죄를 단정 짓고 싶지는 않았다. 나유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사무실에 앉아서 미간을 찌푸렸다. 별안간 마음속으로 고선호에 대한 불만이 절정에 치달았다. 바로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고선호한테 걸려온 전화인 걸 보더니 나유아는 싸늘한 눈빛으로 힐긋 쳐다볼 뿐 받지 않았다. 고선호가 수십 통 걸어왔지만 나유아는 줄곧 안 받았다. 결국 비서가 핸드폰을 들고 몹시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의 사무실에 들어왔다. "언니, 심 대표님 전화에요. 한번 받아보시라고 하네요." "됐어." 나유아가 고민 없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비서가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잠시 듣더니 말을 이었다. "심 대표님께서 만약 전화를 안 받으시면 고 대표님이 직접 오신다고 해요." 인터넷에서 벌어진 일을 비서도 이미 확인했다. 어쨌거나 그녀 생각은 고선호가 나유아에게 대시하고 있고 둘의 관계가... 어떤 상황으로 발전했는지는 도통 알지 못했다. "그 사람들한테 똑똑히 전해. 배짱 있으면 어디 한 번 와 보라고!" 말을 마친 나유아가 평소에 사용하던 수첩을 책상 위에 힘껏 내팽개쳤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비서가 화들짝 놀라서 황급히 사무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통화를 거절 당한 심호현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눈길로 고선호를 쳐다봤다. "거 봐, 형수님은 아예 우릴 신경쓰지 않는다니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고선호에게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지만 정작 그는 사심을 챙기고 있다. 그는 나유아와의 관계를 공개하고 싶었기에 설사 그녀가 지금 화난 걸 알지라도 일말의 희망을 품고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로 자신의 소원을 이루길 바랐다. "유아 지금 화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