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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장 널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달리기가 끝날 때쯤 조윤이 갑자기 나유아한테 물었다. "유아 씨...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모님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어요?" "아니요. 아마 내가 속상해할까 봐 그러신 건가 봐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말씀하시기 꺼리시는 것 같길래 나도 안 물어봤어요." 나유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유아가 호텔 로비에 도착하자, 아직 밖에 있던 조윤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고선호는 사촌오빠로서 유아 씨한데 부모님 일에 대해 말을 안 해준다고?' 고선호는 로비에서 나유아를 기다리면서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생각에 잠긴 조윤을 봤다. 나유아가 고선호 쪽으로 다가오자 고선호가 물었다. "너 조윤이랑 꽤 오래 얘기하던데 무슨 얘기 했어?" "너랑 상관없잖아. 설인데 너 집에 안 가?" 나유아는 어깨에 올려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말했다. 나유아는 얼굴이 빨갰고 목도 붉게 달아올랐다. 고선호는 나유아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타고는 엘리베이터에 기대어 나유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이전에 조윤이랑 알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친해진 거 좀 이상하다고 생각 안 해?" "이상할 게 뭐가 있어? 조윤 씨가 수정이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나를 통해 옷 디자인을 맡기고 싶어 하는 건데." 나유아는 고선호를 향해 고개를 돌려 물었다. 사실 나유아도 조윤이 좀 의심스러웠다. 나유아는 자신이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일에 자신이 없기에, 조윤이 왜 자신의 과거를 알고 싶어하는지도 이해가 안 됐다. 조윤이 나유아를 캐내는 거에 대해 고선호도 함부로 개입할 수는 없었다. "나유아. 너 왜 이렇게 고집이 세?" 고선호는 답답한 듯 말했다. "내가 뭐가 고집이 세. 너 내 일에 참견하지 마." 나유아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고선호는 나유아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이혼 안 했으면 우린 계속 부부야. 너 조윤이랑 그렇게 가까이 지내는 거, 나 마음에 안 들어." 나유아는 차갑게 한 번 웃고 말을 하지 않았다. 그 웃음은 비웃음이었다. 고선호도 이미 나유아의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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