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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장 너를 사랑했던 걸 후회해

고석훈의 시선도 나유아에게 머물렀다. 11월의 해성은 다른 도시보다는 따뜻하지만, 온몸이 이렇게 젖으면 감기 걸리기가 쉽다. "유아야, 옷부터 갈아입고 와" 고석훈이 친절하게 말했다. 나유아가 걸어 내려왔다. 김순자도 나유아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보았다. 나유아는 맨발로 2층에서 내려와 바닥에 물방울을 떨구며, 김순자 앞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할머니를 가정부라고 조롱했어요? 제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가정부가 되기 싫다는데, 그것도 안 돼요? 할머니가 할머니 생각대로 사는 건 할머니 일인데 왜 자꾸 저를 바꾸려고 하는 건데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김순자 손에 들려있던 자신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저한테 약까지 타서 이렇게 오랫동안 저를 방에 가둘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네요..." 나유아는 목구멍이 점점 뻣뻣해졌다. "전에는 그저 할머니가 대부분의 노인처럼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말만 과격하게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틀렸네요." "당장 이혼협의서에 서명해. 난 너랑 싸우기 싫어. 너한테 화가 나서 내 심장병이 재발하는 일도 없을 거야. 시골에서 자란 네가 선호랑 결혼해서 3년 동안 잘 먹고 잘산 것만 해도 네 조상의 무덤에 가서 절해야 할 일이야!" 김순자도 물러서지 않았다. 나유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좋아요. 저도 이 집의 그 바람둥이 손자 시중들고 싶지 않아요." "나유아, 나 분명히 말했어. 나 외도한 거 아니야!" 고선호가 다시 강조하며 말했다. "재밌어? 나간 지 며칠이나 됐는지 세어는 봤니?" 나유아는 눈을 붉히며 말했다. "유아야..." 나유아는 갑자기 훌쩍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리지 마세요. 이번에는 제 밥에 약을 타서 제 일을 망치려고 했지만, 다음에는 무엇을 탈지 몰라요. 제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에요." 그녀는 티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녀가 이혼협의서를 만지기도 전에 고선호가 그것을 집어 조각조각 찢어버렸다. "고선호, 적당히 해! 너랑 네 할머니는 내가 계속해서 계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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