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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당장 이혼해

김순자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부엌으로 가서 바삐 움직이자 나유아도 도와주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부엌에서 소란을 일으킬까 봐 고선호도 따라 들어가려 할 때 고석훈이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두 사람 스스로 해결하게 내버려둬. 네 할머니 성격에 계속해서 참는 것도 좋지 않아." "네..." 고선호는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부엌에서 김순자는 문을 닫고 말했다. "채소 다 씻어. 요리할 줄 모르면 내가 가르쳐 줄게." 나유아는 싱크대 앞에 가서 물을 틀고 천천히 채소를 씻었다. 김순자는 나유아의 느릿느릿한 움직임이 조금 불만스러웠다. "너 이렇게 하면 저녁은 언제 먹을 거야?" "그럼 할머니가 좀 도와주세요." 나유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어차피 제가 씻으면 이렇게 느리거든요." "너 정말 많이 컸다. 이젠 나한테 말대꾸까지 하네? 일 좀 하니까 뭔가 대단해진 것 같아? 분명히 말하는데 일 그만두지 않으면 선호랑 당장 이혼해!" 김순자는 말하며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냈다. 나유아는 차갑게 웃고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여자가 밖에서 일해서 벌면 얼마나 벌겠어? 여자는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네 할머니가 너한테 안 가르쳐 줬어?" 김순자는 고개를 싱크대 위에 던지며 비난하듯 말했다. "저희 할머니는 저한테 평생 한 남자의 가정부로 살다가는 인생이 망한다고 가르쳐 주셨어요." 나유아는 손에 들고 있던 채소를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김순자도 즉시 그 뜻을 알아차렸다. "네 말은 내가 가정부라는 거냐?"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나유아는 말하며 다시 채소를 씻기 시작했다. 고선호는 할아버지와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부엌 쪽에서 할머니의 고함이 들려왔다. "이젠 안 되겠어! 더 이상은 못 참아! 나는 그동안 좋은 마음으로 너희한테 요리를 해줬는데, 유아는 나를 가정부라고 비아냥거리고 있어!" 나유아는 부엌문을 열고 손을 닦으며 나왔다. 그리고 고선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안되면 저 먼저 가볼게요." 고석훈은 침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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