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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그 엄청난 기세에 윤씨 집안 사람들은 전부 겁을 집어먹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온몸을 덜덜 떨었고 다리마저 후들거렸다. 윤시아 역시도 겁을 먹었다. 하지만 이 일은 임천우가 친 사고인데도 자신과도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이를 악물며 앞으로 나섰다. “용… 용 도련님.” 윤시아는 목소리마저 떨렸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 말을 이어갔다. “어젯밤 호텔에서 있었던 일은 임천우의 잘못이 맞습니다. 제가 임천우를 대신해 사과드리겠습니다.” “부디…” “저희 윤씨 집안을 한 번만 봐주시겠습니까?” 용지호가 무표정하다 못해 냉소를 띄고 있는 것을 본 윤시아는 이내 이를 악물며 말했다. “금전적인 배상이라도 괜찮습니다…” 돈은 다시 벌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면 그건 정말로 끝이었다! 다만 그런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아무런 자신감이 없었다. 왜냐하면… 윤시아도 딱히 큰돈을 꺼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금전적인 배상?” 용지호는 냉소를 보이며 코웃음을 쳤다. “너희 윤 씨 이 코딱지만 한 곳 위아래를 다 합쳐봤자 내 한 달 용돈도 안 되는데, 내가 배상하라고 하면 할 수나 있겠어?” 그 말은 오만하기 그지없었지만 동시에 사실이기도 했다. 순간, 윤시아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고 계속 말을 이어갈 수도 없어 그냥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별안간, 그녀는 이를 악물며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떻게 해야 저희 윤씨 집안을 봐주시겠습니까?” “봐줘?” 윤지호는 냉소를 흘렸다. “난 집에서 출발한 순간부터 너희를 봐줄 생각 따윈 하지 않았어!” “다만…” 용지호의 입꼬리에 조롱 담긴 미소가 걸렸다. “너희 윤씨 집안 사람들 모두 내 앞에서 머리를 열 번 세게 찧어 봐!” “내 마음에 들 때까지 찧으면 어디 한번 생각해 볼게.” 말을 마친 용지호는 조롱하는 눈빛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윤씨 집안 사람들을 쳐다봤다. 윤시아는 순간 수치스러움과 분노가 느껴졌다. “그럴 수는 없어요!” 그녀뿐만 아니라, 용지호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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