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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윤시아는 스턴 건을 휘두르며 임천우를 일층으로 쫓아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속옷을 보며 임천우의 음흉한 모습을 상상하니, 윤시아는 순간 구역질이 났다. 윤시아는 바닥의 속옷을 주워 쓰레기통에 버린 후,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 방문을 꼭 잠갔다. 이날 밤, 윤시아는 침대에서 뒤척이며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임천우는 아무런 생각 없이 단잠에 아침까지 잤다. 방문을 나서자, 거실에 누군가가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 바로 윤시아의 아버지 윤진흥이었다!!! 윤시아는 빙산처럼 굳은 얼굴로 윤진흥의 옆에 앉아 싸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방에서 나온 임천우를 보자, 윤진흥은 싸늘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이리 와!" 임천우가 소파에 앉자, 윤진흥은 바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쿵!" 윤진흥은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쳤다. "임천우 이놈, 네가 어떻게 감히!" "아저씨, 어젯밤에는 오해가..." 임천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윤시아가 입을 열었다. "내가 직접 다 봤는데도 발뺌하려고?" "쿵!" 윤진흥은 또다시 테이블을 치며 호통쳤다. "우리 윤씨 집안이 애지중지 키운 딸은, 너 같은 시골 촌놈이 어울릴 만한 사람이 아니야!" "임천우, 너 잘 들어." "어젯밤 일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선 넘는 짓을 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줄 알아!" 협박! 또 공공연한 협박이다! 윤진흥은 서류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너랑 시아는 연기를 할 뿐이니 금영그룹의 지분 5%도 네 몫이 아니야. 얼른 계약서에 사인해!" 임천우는 전혀 상관없었다. 금영그룹의 지분 5%라니, 금영그룹 전체를 준다고 해도 눈에 들지 않았다. 어쨌든, 은혜를 갚는 셈이었다. 이렇게 생각하자 임천우는 펜을 들고 사인했다. 윤진흥은 계약서를 들고 몸을 일으켜 떠나려고 했다. "시아야, 주식 문제 좀 처리하고 올 테니까 혼자 조심해." "며칠 있다가 여자 경호원을 붙여줄게." 윤진흥은 떠나기 전까지 큰소리로 신신당부하며 일부러 임천우가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았다. “아빠, 알겠어요.” 윤진흥을 배웅한 후, 윤시아는 방으로 돌아왔다. 윤시아는 소파에 앉아 있는 임천우를 보더니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등을 돌려 2층에 올라가 절친 백서연과 영상 통화를 했다. 그러고는 어젯밤에 일어난 일을 꺼내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갸름한 얼굴에 매혹적인 레이스 잠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 있었다. 뽀얗고 가느다란 다리가 화면에 아른거렸다. 임천우가 야밤에 속옷을 훔쳤다는 사실을 안 백서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 "흥! 어디 근본도 없는 자식이 감히 대기업 회장 딸을 건드려? 진짜 뻔뻔하네!" "시아야, 오늘 밤에 레이싱 이벤트 있지 않아?" "데리고 나와. 우리 재벌들의 삶과 취미를 보여주면서 자존심을 아예 짓밟아 버리는 거야. 너랑 임천우는 아예 다른 세상 사람이라는 걸 보여줘!" 윤시아는 백서연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영상 통화를 마친 후, 윤시아는 계단 입구로 가 거실을 향해 힐끔 쳐다보았다. 임천우는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에 나오는 최신 군사 시사 뉴스를 보고 있었다. 촌뜨기 주제에! 군사 시사 뉴스는 무슨! 윤시아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임천우에게 말했다. "임천우, 오늘 저녁에 나랑 어디 좀 나가자." 임천우는 고개를 들고 궁금한 듯 윤시아에게 물었다. "어디 가는데?" "친구랑 약속 있어. 너 세상 구경 좀 시켜줄게." 말을 마친 윤시아는 등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세상 구경? 임천우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아 쓴 미소를 지었다. 저녁. 윤시아는 강렬한 레드 페라리가 아닌 벤츠 한 대를 골라 임천우와 함께 집을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설아산 자락에 도착했다. 설아산은 부광시의 서쪽에 있는 산으로, 부광시에서 가장 유명한 둘레길 레이싱 코스이기에 역대 레이싱 경기는 모두 이곳에서 진행했다. 산자락에는 화려한 5성급 호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차가 오가고, 향기로운 바람이 이따금 불어왔다. 윤시아는 벤츠를 호텔 입구의 주차장에 세워두고 임천우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맞은 편에서 늘씬한 몸매에 인형 같은 미모의 여자가 걸어왔다. 바로 윤시아의 절친, 백서연이었다. 오늘 밤, 백서연은 로우넥 디자인의 셔츠에 핫팬츠를 믹스 매칭하여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훤히 드러냈다. 진주처럼 하얀 피부와 가느다란 다리에 남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백서연이 타고 온 람보르기니와 차갑고 도도한 표정을 보자 모두 자신의 속셈을 감추었다. 백서연은 윤시아를 향해 웃으며 걸어왔다. "시아야, 못 본 사이에 더 예뻐졌네!" "서연아, 장난치지 마." "장난이라니, 더 예뻐진 게 맞는데 뭘!" 백서연은 윤시아의 얇은 허리를 감싸고 경멸하는 눈빛으로 임천우를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당신이 바로 임천우 씨인가요?" 임천우는 손을 내밀며 백서연과 악수하려 했다. "네. 처음 뵙겠습니다!" “흥!” 백서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임천우를 바라보며 콧방귀를 꼈다. "천우 씨, 우리 상류 사회에 끼어들 생각한 접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러니까 분수에 맞게 시아한테 헛된 마음은 품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아니면 감당하지 못할 대가를 치러야 할 거예요." 말을 마친 백서연은 윤시아와 함께 팔짱을 끼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임천우는 그제야 깨달았다. 세상 구경은 무슨, 윤시아는 자신에게 망신을 주려고 데려온 것이었다! 어젯밤의 오해가 생긴 후, 제일 먼저 윤진흥이 찾아와 으름장을 놓더니 이제는 윤시아의 친구가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역시 큰 도시의 여자들은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련을 겪을수록 더 강해지는 임천우에게 수모의 자리 따윈 아무것도 아니었다. 임천우는 이런 생각을 하며 윤시아를 따라갔다. 곧바로 세 사람은 호텔 3층에 도착했다. 작은 룸의 문을 열자 부와 지위를 상징하는 진주, 보석으로 한가득 꾸민 재벌가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범접할 수 없는 기세를 내뿜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시아야, 서연아! 드디어 왔네." 그중 한 명이 몸을 일으켜 두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남자는 윤시아에게 구애 중인 재벌가 도련님 중 한 명인 장진호였다. 장진호를 본 윤시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아, 왜 쟤까지 부른 거야?" "시아야, 진호 씨는 무려 월드 레이싱 챔피언십 준우승이야! 그러니 임천우를 완벽하게 짓밟을 수 있어." 백서연이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윤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시아는 장진호 같은 부잣집 도련님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장진호는 윤시아 뒤에 서 있는 임천우를 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분은..." 백서연은 임천우를 힐끔 쳐다보더니 경멸하는 듯한 말투로 소개했다. "이분이 바로 임천우 씨야." 이 말을 들은 장진호는 그제야 안색이 조금 누그러졌다. 장진호에게 임천우는 그저 보잘것없는 개미에 불과했고 손가락만 까딱하면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는 존재였다. "손님이시니까 의자 하나 놓아드려야지." 일행이 착석하자, 장진호는 열정적으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시아야, 얼마 전에 프랑스 사람들이 이 호텔을 인수해서 레스토랑 메뉴도 프랑스 음식으로 바뀌었어!" "음식도 퓨어한 프랑스 요리의 맛이라고 하니까 기대해도 좋을 거야!" 장진호는 곧바로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었다. "웨이터!" 그러자. 늘씬하고 이국적인 미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찬란한 금발에 푸른 눈동자, 늘씬한 몸매까지. 프랑스 미녀의 정석이었다. 자리에 있던 도련님들은 아름다운 프랑스 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를 많이 만나 봤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프랑스 미녀는 다들 처음이었다! 프랑스 미녀는 룸에 들어와 두 손으로 메뉴판을 장진호에게 건넸다. 장진호는 의자에 기대 메뉴판을 받고 서툰 프랑스어로 주문하기 시작했다. 서툰 프랑스어에 영어까지 섞어서 말이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이상한 발음을 눈치채지 못한 채 아주 고급스럽다고 생각했지만, 프랑스 미녀는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하지만 손님이기에 프랑스 미녀는 웃으며 응대할 수밖에 없어 서툰 프랑스어를 들으며 무엇을 주문하려는지 알아내려 했다. 음식 주문을 마친 장진호는 메뉴판을 임천우에게 던지며 도발하는 말투로 말했다. "우리는 먹고 싶은 요리를 각자 시키는 편이라 네가 직접 주문해. 프랑스어를 모르면 주문 못 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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