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그러나 조현수는 임천우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의 딸 조온순이 이미 귀국했는데 윤시아 뺨치는 미모를 갖고 있다.
서너 달 뒤에 윤시아와 늑대왕이 공식적으로 “이혼”을 선언하면 그 틈을 타 자기 딸과 늑대왕을 엮어줄 타산이었다.
그러는 늑대왕은 오랜 세월 서부 변경에서 싸움만 했기에 주변에 여자가 많지 않아 성공 확률 또한 꽤 높다.
게다가 그의 딸은 늘 강단 있는 군인을 좋아했으니, 늑대왕이라면 최고의 적임자니까!!!
이런 생각에 조현수는 진지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댔다. “내가 서부 전장에서 싸우다가 크게 다쳐서 산속에 숨어있었는데, 내 상처를 치료해 준 사람이 임천우 씨거든요.”
“그랬군요!”
윤시아가 또다시 물었다. “그럼 임천우한테 고마운 마음 때문에 전혼 빌딩 프로젝트를 우리한테 맡기신 겁니까?”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죠!”
조현수는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내가 전혼 빌딩 프로젝트를 윤씨 집안에 맡긴 건, 임천우 씨가 윤씨 집안을 대신하여 나한테 독특한 선물을 줬기 때문이죠.”
조현수 손에 들려있는 물건을 보던 윤시아의 눈빛이 갑자기 반짝였다. “이...... 이건 군에서 우리 할아버지께 주신 기념주화잖아요?”
“맞습니다.”
기념주화를 든 조현수가 감격스러워하며 말을 이었다. “비록 액면가가 500원에 불과하지만, 이건 참전용사들의 혁명에 대한 상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죠.”
“이 기념주화를 보면 서부에서 싸우던 시절이 생각나고, 전우들과 동고동락하던 모습이 생각난답니다.”
“그래서 전혼 빌딩 프로젝트를 윤씨 집안에 맡기기로 했고요!”
조현수의 말을 듣고서야 윤시아는 비소로 모든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생명의 은혜도 있었겠지만, 사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기념주화에 있었던 것.
조 시장이 전혼 빌딩 프로젝트를 윤씨 집안에 넘기게 된 관건은 할아버지의 기념주화 때문이었고 임천우는 단지 조력하는 역할에 불과했던 것이다.
다만, 임천우는 운이 참 좋았을 뿐, 황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으로 우연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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