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임신
병원, 안내 데스크. 간호사들이 다들 업무를 보러 간 이곳은 이미 이진수가 차지한 상태였다.
정다은과 백겨울이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이진수의 앞에 앉아 있다.
이진수라면 두 사람을 강에 물고기 밥으로 던져버린다는 말이 결코 농담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두 사람 모두 잔뜩 겁먹은 상태였다.
두 사람은 셋이서 함께 마약을 흡입했고 여러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는 등 로열호텔 스위트룸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설명했다.
물론 정다은도 본인이 조명으로 이천수의 머리를 내리쳤다는 사실을, 백겨울도 본인이 이천수의 머리에 오줌을 쌌다는 사실은 차마 얘기하지 못했다.
“천수 머리에 상처가 있던데. 어쩌다 다친 거지?”
굳은 얼굴로 두 사람의 설명을 듣고 있던 이진수가 풀리지 않은 마지막 의문을 내뱉었다.
정다은이 고개를 푹 숙인 사이 백겨울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조명으로 맞은 거예요.”
“뭐?”
이진수가 눈썹을 치켜세우자 백겨울이 울먹이며 말을 이어갔다.
“조명으로 저희를 때리려고 했는데 그때 부주의로 머리를 스친 것 같아요.”
이진수는 시선조차 마주하지 못한 채 떨고 있는 두 여자를 훑어보았다.
한 명은 다리에 한 명은 발바닥에 붕대를 감고 있고 얼굴은 잔뜩 부은 데다 머리에도 상처들이 있는 걸 보아하니 맞았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닌 듯싶었다.
이에 이진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천수 이 자식... 도대체 약을 얼마나 한 거야. 그래서 칼로 거기까지 잘라낸 건가? 앞으로 도대체 어떻게 살려고...’
남자에게는 정말 목숨줄이나 다름없는 곳이 그곳이 아닌가?
남자의 상징성을 잃어버린 걸 알면 앞으로 남은 생을 제정신으로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한참을 말없이 있던 이진수가 자리에서 일어서고 백겨울, 정다은 두 사람 역시 움찔하더니 의자에서 일어섰다.
침묵만을 남긴 채 자리를 뜨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 사람 모두 이대로 정말 물고기 밥이 되는 게 아닐까 두려움이 밀려왔다.
“잠시만요!”
이때 정다은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로 죽을 순 없어.’
그녀는 마지막 지푸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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