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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은호영의 말을 들은 주은우의 눈이 빛났다. 잠에 들려던 찰나, 누군가 베개를 건네준 것 같은 행복감이 그를 덮쳤다. 전에 주은우는 은호영에게 작업실 계획을 모두 얘기했었는데 은호영이 그 말을 모두 마음에 새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자신의 초등학교 친구에게 연락까지 했다니. 주은우는 얼른 쪽지에 있던 전화번호로 연락했다. "여보세요." 곧이어 휴대폰 넘어 잠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은우라고 합니다..." "아, 주은우 씨. 저한테 한 달에 얼마나 줄 수 있어요?" 그이는 주은우가 자신을 찾아올 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주은우가 자기소개를 마치기도 전에 월급을 물어봤다. "은호영이 저희가 어떻게 할지 다 얘기해줬죠?" 주은우가 물었다. "네. 당신이 원하는 거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그이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저는 허풍 떠는 사람은 별로거든요." 주은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 거면 제가 당신 돈 한 푼도 안 가지겠습니다." 김연준의 목소리도 조금 차가워졌다. 그는 주은우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은호영만 아니었다면 김연준은 진작 전화를 끊었을 것이다. 포럼에서 핵을 파는 걸로도 그는 몇십만 원씩 벌 수 있었기에 다른 이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당신이 원하는 월급 수준은 어떤가요?" 주은우가 웃으며 물었다. "저도 호영이랑 같이 하루에 4만 원씩 받고 싶습니다." "그래요. 그럼 오늘 오세요. 오늘부터 하루 월급 드리겠습니다." 주은우가 시원스럽게 허락했다. 전화를 끊은 뒤, 담배를 피우던 은호영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지금 작업실에 네 명이 있으니 하루에 16만 원을 줘야 해요." 그 말을 들은 주은우의 웃음이 굳었다. 이건 확실히 난감한 일이었다. 하루에 16만 원이면 일주일에 100만 원 넘게 들어갔다. 작업실은 초반에 순조롭게 운영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주은우에게 남은 돈은 100만 원도 되지 않았다. 그때, 은호영이 채 피우지 못한 담배를 빈 맥주병 안으로 넣으며 말했다. "월급 달마다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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