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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장

재무팀장이 가식적인 웃음으로 자신의 난처함을 무마하려고 했다. 몇몇 관리자들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너 이제 끝이야 하는 말을 하마터면 입 밖으로 뱉을뻔 했다. 이때, 이서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고 팀장님은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됩니다." 재무팀장이 그 말을 듣더니 눈알이 튀어나올 듯 크게 뜨고 물었다. "이 팀장님, 무... 무슨 뜻인가요?" 현재 라오스에서 대표이사인 주은우를 제외하면 이서현이 이인자인 셈이다. 이서현에게 충분히 자신을 해고할 자격이 있었다. 그런데... 자신은 이서현에게 밉보인 적이 없는데 왜 자기를 해고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더 확실하게 말해줘요?" "당신 해고예요." 이서현의 말소리는 낮았으나 엄청난 힘이 깔려있었다. 서혜진과 사장의 기사가 친구 사이인 게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재무팀장이 그걸 알면서도 사장 앞에서 서혜진에게 눈치를 줬다. 이건 사장에 대한 명백한 도발 아닌가? "받아들일 수 없어요." "대표이사님한테 따져야겠어요." 고위직 관리자들이 의자에서 일어서려 했지만 다리가 풀려 일어설 수 없었다. 재무팀장이 30대가 돼서 자비로 몇 년 동안 회계 공부를 한 뒤 몇 군데 작은 회사에서 5년 동안 경력을 쌓았다. 38살 그해 근무 경력으로 라오스에 입사해서 4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었다. 42살이 된 그녀가 해고당하고 다시 재무팀장 직위를 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이때 유건우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고 팀장님도 근무한 지 10년이 되어가는데 사장님이 왜 고 팀장님을 못 믿으시는지 모르겠어요?" 고 팀장이 한참 동안 생각하다 사장이 서혜진 친구에게 이백만 원을 주던 기억이 났다. "서혜진 친구랑 사장이 아는 사이예요?" "난... 난 몰라요." 고 팀장이 금세 눈물범벅이 되었다. "이서현은 그런 고 팀장의 모습에 나약해지지 않고 눈을 돌려 재무팀의 한 직원에게 말했다. "아영 씨, 고 팀장에게 4개월분 급여를 더 정산해 드려." 아영이라는 직원이 입을 삐죽거리며 떨리는 손으로 현금 한 다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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