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장
기주봉이 의자에 앉자마자 옆자리 재무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
"현금을 이렇게 오래 세었는데 손에 쥐가 안나요?"
재무팀 여직원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말했다.
"이보다 더 많이 세어본 적도 있는데 손에 쥐 난 적은 없어요."
"그러면 더 많이 세어야겠네요."
"네."
여직원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별로 상대하기 싶어 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기주봉은 넉살 좋게 말을 걸었다.
"재무직 얼마나 했어요?"
"3년요."
"급여 많이 받겠네요."
"안 많아요."
"남자 친구는요?"
"없어요."
"그럼 어떤 남자가 이상형인가요? 내가 아는..."
"입 다물면 안 돼요?"
여직원이 화난 목소리로 기주봉의 말을 끊었다.
그러자 나머지 재무 직원들이 일동 이곳을 향해 바라보았다.
기주봉이 순간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미안해요. 내…내가..."
다른 직원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돈을 세고 있는데 자꾸 말을 시키면 헷갈려요."
기주봉은 어색한지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말했다.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그런데 일초도 안 지나 방금 화내던 여직원이 기주봉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놀라면서 묻는다.
"혹시... 주봉 오빠 아닌가요?"
기주봉이 그 말을 듣고 멈칫하더니 그 여직원을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나 알아요?"
여직원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저 혜진이예요. 서혜영 동생 서혜진!"
기주봉이 입꼬리 씰룩이더니 말했다.
"너였어?"
주은우가 이때 끼어들면서 물었다.
"아는 사이예요?"
"네네. 주봉 오빠와 저의 언니가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서혜진은 발가스름해진 얼굴로 기주봉의 아래위를 훑더니 흥분하면서 말했다.
“주봉 오빠 군대 가더니 늠름해졌어요.”
기주봉이 답도 듣기 전에 웃음기를 싹 뺀 얼굴로 물었다.
"언제 제대했어요? 왜 언니 찾으러 안 왔어요?"
기주봉이 머리를 숙이며 울상이 되어 말했다.
"혜영이 결혼했다길래 날 보면 불편해할까 봐...”
서혜진이 깊이 숨을 몰아쉬더니 말했다.
"언니가 오빠한테 아무 말도 안 했나 보네요."
기주봉이 머리를 들어 서혜진을 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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