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장
“어디 가세요?”
반대편에서 김유정이 아주 조그맣게 강리아를 불렀다.
“팀장님께 할 일이 있는지 여쭤보려고요.”
강리아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유정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했다.
“팀장님은 리아 씨를 싫어해요. 가봐야 안 좋은 소리만 들을 거예요.”
보아하니 김유정은 꽤 경험이 많은 듯했다.
강리아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으며 김유정에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같은 처지 때문일까 김유정은 모든 걸 다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허나영은 얼굴이 점점 굳어지더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 임지유에게 보냈다.
[이 회사 어떤 형편없는 사람들을 뽑는지 봐요. 첫 출근부터 농땡이 부리고 있다니까요!]
그리고 사진을 확대해 가며 몇 번이고 확인한 임지유는 강리아임을 확신했다.
허나영은 임지유와 자원봉사 활동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사이였다.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던 임지유는 고민 끝에 답장을 보냈다.
[이 사람이 마음에 안 드는 거예요?]
허나영은 즉시 답장을 보냈다.
[당연하죠! 며칠 전에 내가 직접 디자인 보조 몇 명 면접 봤는데 내가 선택하기도 전에 저 여자가 합격해 버린 거 있죠. 낙하산이 무슨 실력이 있겠어요?]
임지유는 잠시 생각한 뒤 답을 보냈다.
[싫으면 방법이 하나 있긴 해요.]
허나영은 궁금해하며 다시 물었다.
[무슨 방법이요?]
[내 남자 친구가 새집을 샀거든요. 인테리어를 맡기려고 하는데 그 여자한테 시키면 제가 처리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 보조는 3개월의 수습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고객을 불쾌하게 하거나 큰 실수를 저지르면 바로 해고당할 수 있었다.
더 심하면 업계에서 제외될 수도 있었다.
허나영은 약간 망설이며 답장을 보냈다.
[그건 규정에 어긋나요. 내가 정당한 이유로 내보낼 수 있어요.]
하지만 임지유는 끈질기게 설득했다.
[규정에 어긋날 게 뭐 있어요? 낙하산이면 누군가 뒤를 봐준다는 거잖아요. 만약 그 사람을 건드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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