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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장

만약 디자인한 사람이 누군지 알았으면 절대 허나영을 위해 알아봐 주지 않았을 테니까. 강리아가 잠시 생각에 빠진 그때 허나영이 또다시 문자를 보내왔다. [저도 같은 업계 사람이에요. 그리고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면 저는 그저 보잘것없는 한낱 디자이너일 뿐이랍니다. 이렇게 연락을 드린 이유는 디자인 관련해서 얘기하며 알아가고 싶어서예요.] 이렇게 얘기하는 허나영은 자신의 프로필에 스스로를 드러낼 만한 정보는 전부 다 삭제해버렸다. 디자인 업계에서 나름대로 이름이 있는 그녀였기에 자기가 누군지 들키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영광이네요. 하지만 저는 전문가라고 할 정도의 실력은 안 돼서요.] [그럴 리가요. 에덴 가든을 디자인한 것만 봐도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걸요?] 허나영은 문자를 이어가다가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 기본 사진인 것과 아무런 정보도 없는 것을 보고 혹시 유명한 디자이너가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새로운 계정으로 자신과 대화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문자는 허나영이 회의하러 간다고 하고서야 끝이 났다. 강리아는 기존의 에덴 가든 디자인을 전부 다 지워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후 내내 같은 것만 생각하고 그렸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다 보니 아이디어가 점점 고갈되기 시작했다. 결국 퇴근 시간까지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한 채 그녀는 가방을 챙겨 들고 회사에서 나왔다. 강리아는 바로 옆 거리에 주차된 마이바흐 차량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그녀는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을 확인하고 대회에 제출할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박시후는 강리아가 일거리를 집으로 가지고 온 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역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그녀를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명은 침실에서, 그리고 한 명은 서재에서 늦게까지 일을 했다. 그러다 박시후가 먼저 일을 끝내고 침실에 돌아오고서야 강리아도 노트북을 끄고 침대로 올라갔다. “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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