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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있어.' '아주 많아.' 하지만 소지연은 말하지 않고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늦었는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 "배 고파." 그러고는 윤진수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술 취해서 집에 들어왔을 때 국수 끓여줬던 적 있어? 국수 아주 죽여주거든." 소지연은 화가 나 미칠 것 같았다. '날 공짜 가정부로 생각하는 거야?' 그녀가 힐리우스에서 나왔는데도 그는 질척거리며 그녀한테 국수를 끓여달라고 찾아왔다. 그것도 다른 여자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고 말이다. 소지연은 정말 그가 다른 여자 때문에 의지가 박약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두 사람한테 국수를 가득 끓여주었다. 윤진수는 소지연을 보며 미안해했다. "미안해요, 낮에 선미한테 수업해 주는 것도 힘들 텐데, 저녁에 이렇게 야식까지 하게 해서..." "괜찮아요, 평소에 이러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늘은 송민우 씨가 있잖아요, 국수도 송민우 씨가 먹고 싶다고 했고요." 소지연은 송민우를 무서워하지 않았기에 일부러 그의 앞에서 그렇게 말했다. 옆에 있던 송민우가 머리를 들었다. "지금 나 원망하는 거야?" "원망 못 해요? 요즘 계속 변호사님을 끌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잖아요. 선미가 오빠를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해요." 송민우는 콧방귀를 뀌며 윤진수한테 말했다. "선생님이 선배 걱정 참 많이 하네, 뭘 이렇게 오지랖이 넓대, 난 선배네 안주인인 줄 알았잖아." 윤진수는 하마터면 국수를 뿜을 뻔했고 소지연도 화가 나서 송민우를 노려보았다. 윤진수는 진작에 두 사람이 서로 적대하는 느낌을 받았기에 얼른 주제를 돌렸다. "참! 국수 정말 맛있네요! 선생님이 음식도 이렇게 잘할 줄 몰랐어요." 송민우는 소지연의 씩씩거리는 눈빛을 못 본 척하고는 윤진수의 말에 답했다. "맛있으면 많이 먹어." 그러고는 또 소지연한테 물었다. "소스 없어?" 소지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고 윤진수는 두 사람이 또 싸울까 봐 얼른 말했다. "주방에 있어, 내가 가져다줄게." 송민우는 그의 어깨를 눌렀다. "술 이렇게 많이 마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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