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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장

강아영도 처음에는 서지훈이 기억을 잃었거나 기억이 잘못 됐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늘 그런 증상이 있었으니까. 서지훈이 서씨 가문에 돌아가 이지원을 데려갔을 때에도 강아영은 슬펐다. 그녀와 이지원은 원한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중에 서지훈 곁을 항상 지키던 조민재가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였고, 많은 일이 아귀가 들어맞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자기 기억을 찾으려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제 속만 긁어대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게다가 며칠 전 직접 와서 주고 간 카드며 부동산 계약서며 모두 웅이 거였다. 웅이가 25살 될 때까지의 선물을 미리 챙겨준 데다 강아영이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게 해두었다. 강서준도 선물이 적지 않다고 했었다. 강아영이 알기로 그건 서지훈의 전재산이었다어쨌든 하운 그룹의 지분은 이미 김건우한태 모두 넘겨줬으니까. 서지훈이 정말 이지원을 ‘달’로 여기고 그렇게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인생을 위해 계획하지 않을 리 없다. 때문에 서지훈이 떠나기로 한 전날, 강아영은 서지훈이 기억을 잃은 척 연기하고 있다고 100퍼센트 확신했다. “연기라고? 그러면...” 강서준은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 어디 모자란 거 아니야? 그런 여자를 왜 좋아하는 척해?” 강아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강서준은 강아영을 빤히 바라봤다. “그런데 왜 김건우한테는 주하진을 선택했다고 한 거야?” 일부러 서지훈의 속을 뒤집으려고? 주하진이 집에 남아 식사한 날 강서준은 두 사람이 일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 비록 강아영이 일하기로 결심했다고 해도 주하진이 있는 곳으로 가는 건 아니었다. 로즈 호텔은 잘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아주 많다. 위치도 아주 좋은 곳에 있고. 다만 주하진이 있는 곳과 같과는 달랐다. 몇년 동안 강아영과 주아진은 호텔을 이 정도로 키우면서 여행지 발전에도 힘썼다. 그중에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곳도 있다. 주하진이 연말에 모든 호텔을 다 돌아보는 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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