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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장

지민은 후환이 두렵기는 했지만 서씨 가문과는 집안끼리의 친분도 있고 서태웅이 의자에서 넘어진 것도 단순한 사고였기에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강아영은 지민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대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이윤아에게 했던 것처럼 사정없이 뺨을 때려버렸다. 지민의 부모님은 강아영의 행패에 화를 참지 못했다. 지민은 그들이 애지중지 키운 딸이고 어디 가서 이런 대접을 받을 만한 애가 아니었다. 지민의 어머니가 몇 년이나 서씨 가문과 친목을 쌓은 건 다 서지훈을 사위로 들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지민이 산에서 터덜터덜 내려온 게 강아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그녀는 기회를 봐 강아영의 기를 제대로 꺾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강아영에게 뭐라 하기도 전에 김선애가 집에 찾아오더니 강아영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말도 없이 사라져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고.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강아영이 고개를 저었다. “저는 없어요.” 즉 다른 사람은 있다는 뜻이었다. 지민은 푸르딩딩해진 얼굴로 피해자인 척 울먹거렸다. 그 모습을 본 김선애는 말없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지민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 “지 선생,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사리분간도 안 되는 사람이었네. 지금은 뺨 한 대로 끝내지만 만약 내 손주가 잘못되면 그때는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가문은 지 선생 같은 사람을 환영하지 않아.” 강아영은 김선애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평소에는 자상한 귀부인인 것처럼 하고 있지만 때가 되면 그녀는 누구보다 냉혈한으로 변한다. 지민의 어머니는 이토록 화를 내는 김선애를 본 적이 없어 지민에게 나지막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선애가 휴대폰으로 레스토랑 CCTV 영상을 지씨 가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깊지는 않아도 친분이 있는 가문이라 증거 영상까지는 꺼내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이렇게 되어버렸다. 지민의 어머니는 영상을 한번 훑어보더니 고개를 돌려 지민의 뺨을 세게 한 대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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