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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장

서지훈은 주머니에서 연고를 꺼내 조심스럽게 그녀의 무릎에 발라주었다. “너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려주려고 이러는 게 아니야. 그냥 너한테 내가 많이 변했다고, 이제는 네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겠다고 얘기해주고 싶은 것뿐이야.” 서지훈의 목소리가 유난히 더 다정하게 들려왔다. 강아영은 가뜩이나 서태웅의 일로 마음이 복잡한데 서지훈이 한가로이 이런 소리나 내뱉자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와요?” 그러자 서지훈이 낮게 웃었다. “네가 먼저 예전이었으면 네가 다친 거 내가 몰랐을 거라고 얘기했잖아. 내가 너한테 신경 쓰지 않았던 게 원망스러웠던 거 아니야?” 강아영은 그 말에 입술을 달싹이더니 이내 입을 꾹 닫았다. 어쩐지 분위기가 어색해져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서지훈은 고개를 들어 어젯밤 내내 울어댄 탓에 눈이 부은 강아영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누가 뭐라고 하든 너는 웅이 엄마야. 괜한 생각 하지 마.”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든 신경 안 써요. 내가 신경 쓰는 사람은 오직 태웅이뿐이에요.” 서태웅이 울부짖던 그때 강아영은 이대로 정신이 나가버리는 줄 알았다. 강아영은 지독한 무력감이 온몸을 지배했던 그 순간이 떠올라 서지훈의 팔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정말 괜찮은 거 맞겠죠? 태웅이는 말을 못 하니까 아파도 제대로 얘기 못 하잖아요. 태웅이가 말을 못 하게 된 것도 나 때문이죠? 그렇죠? 그때 공항에서 지훈 씨가 나 찾으러 왔을 때 내가 찢은 거 대체 뭐예요?” 서지훈은 또다시 괴로워하는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얘기해.” “지훈 씨...” 강아영은 지금 심장이 찢겨 나가는 것 같았다. “만약 그때 태웅이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지훈 씨 곁을 떠나지 않았을 거예요.” 강아영은 자기 스스로가 너무나도 바보 같았다. 왜 그때 서지훈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려 하지 않았는지 후회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서지훈은 두 손을 들어 강아영의 볼을 감쌌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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