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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무슨 생각이 난 건지 서지훈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처음 보는 그의 진심어린 미소는 강아영의 상상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깊은 한숨과 함께 강아영은 맥없이 돌아섰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그녀 앞에서 다른 여자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짓는 그를 바라보는 건 여전히 힘들었다. “일찍 쉬어요. 나 먼저 올라가 볼게요.” “그래.” 서지훈이 짧게 대답했다. 거실에 혼자 남은 뒤에도 서지훈은 한동안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남성택은 분명 그의 정성이라면 두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거라 했는데 왜 그 여자는 감쪽같이 사라진 건지 혼란스러웠다. ‘왜... 왜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 않는 거야...’ ... 다음 날 출근하려는 강아영을 향해 김순자가 서지훈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고 말해 주었다. 강아영은 괜히 어색하게 마주치는 것보다 이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바쁜 하루가 지나고 거의 퇴근할 때쯤 무역 회사 담당자 고민성이 그녀를 찾아왔다. “북성시에 출장가셨었죠? 저쪽에선 저희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하던데요.” 강아영은 손으로 미간을 꾹꾹 눌렀다. ‘채미현 이 여자가 정말...’ 사실의 전후사정은 꽤 심플했다. 하운그룹 공장 단지에는 수출, 수입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무역회사가 하나 있었는데 거대한 제품 공급 체인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채미현은 무역회사의 비즈니스 파트너 천홍준의 유통업자였는데 그녀가 천홍준의 인맥만 믿고 함부로 짝퉁 물건을 정상적인 제품에 섞어넣기 시작한 것이었다. 워낙 친한 사이기도 하고 돈이 걸려있는 프로젝트가 많아 천홍준은 강아영에게 도움을 청했다. 자신이 한 짓을 들킨 채미현은 괜히 애초에 공급업체에서 준 물건에 문제가 있었다며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고 강아영이 무시로 일관하니 결국 회사까지 찾아온 것이었다. “나 이런 일에까지 신경 쓸 정도로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알아서 해결하세요.” “정 대표가 이어준 루트예요.” 정지호 대표는 무역 업계의 대선배로 비록 온라인 열풍을 따라가지 못해 회사는 내리막을 걷고 있었지만 그래도 중견기업 대표로서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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