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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어리둥절한 강아영의 표정에 그녀가 물었다. “그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헤어질 거란 건 어떻게 알았어요?” “지훈이 형이 말해 줬어요. 이렇게 말하면 알 거라던데요?”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지 주하진은 말을 이어갔다. “처음엔 아영 씨랑 헤어지지 않을 거라더니. 형이 대신 설득한 걸까요?” 주하진의 말에 강아영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날 다시 집으로 부른 거 아니었나? 그런데 주하진 입을 통해 이혼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이유가 뭐지? 벌써 나한테 질린 건가?’ 강아영이 피식 웃었다. ‘하긴 나 같은 여자는 재미없겠지. 이지원 그 여자는 참 대단해. 하룻밤의 위로로 서지훈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다니.’ 불편한 기분도 잠시, 강아영은 빠르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혼만 할 수 있다면 이런 기형적인 관계를 끊어낼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기뻤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안지은의 표정은 너무나 어두웠다. “하, 상처주는 방식도 참 가지가지네.” ‘뭐야?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어제까진 그딴 짓을 하다가 오늘 바로 차버린다고? 뭐 이딴 쓰레기가 다 있어?’ “역시 우리 아영이 사랑해 주는 건 하진 씨밖에 없네요.” 두 사람만 있고 싶을만도 한데 오늘 식사 자리에 강아영이 불편해 할까 봐 그녀까지 부른 것만 봐도 주하진의 배려심이 엿보였다. “앞으로 아영이랑 식사할 때 나 더 안 불러도 괜찮아요.” 안지은은 진심으로 강아영이 행복해지길 바랐다. “그럼 이제 하진 씨랑 사귈 준비 해도 되는 거 아니야?” 이번에 안지은은 강아영을 향해 물었다. 솔직히 오늘 식사 자리에서 모든 사실을 밝히면 어쩌나 싶어 꽤 걱정했었는데 그 얄미운 서지훈이 어쩌다 좋은 일 하나를 했다 싶었다. “나한테도 그럴 기회가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그 남자를 혼내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주하진이 안지은의 질문에 눈을 반짝였다. “한 번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강아영이 뭔가 결심한 듯 말했다. 그녀의 대답에 당장 일어나 강아영을 안으려던 주하진은 행여나 그녀가 놀라기라도 할까 봐 테이블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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