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얼른 문을 열었는데, 한 남자가 부진성을 부추기고 있는 거였다. "혹시... 박하윤 씨?"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의아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나를 알고 있을 줄 몰랐다. "누구..." "대표님 비서 진영수입니다." "선배 왜 이래요?" "오늘 프로젝트 연구에 성공했습니다. 축하 파티에서 대표님이 너무 기뻐서 많이 마셨어요..." 그때, 술에 취해 진영수의 몸에 기대고 있던 부진성이 눈을 떴는데, 새까만 눈동자가 여전히 반짝였지만 취기가 더해져 있었다. "하윤이?" "선배, 정신 들어?" 나는 갑자기 기뻐졌다. 원래는 하루 뒤에 이사한다고 말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가 깨어났기 때문이었다. 부진성은 진영수를 밀어내고는 미간을 누르며 말했다. "응,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나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나 괜찮으니까 가 봐." 진영수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힐끗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네, 대표님." 진영수가 떠나자 부진성은 뒤돌아 문을 열었다. "들어와서 말해." 그의 집에 처음 들어가는 게 아니었기에 나는 집에 들어가서 얼른 부진성한테 물을 따라주었다. "선배, 물 좀 마셔, 해장국 끓여줄게." 부진성은 확실히 많이 마셨는지 몸에 은은한 술 냄새가 났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물을 받아서 단번에 마셔버렸다. 부진성이 소파에서 눈을 감고 있자 나는 얼른 주방에 가서 해장국을 끓였다. 하지만, 해장국을 다 끊였는데 부진성이 이미 소파에 기대 잠들어 버린 거였다. "선배? 일어나 봐..." 내가 가볍게 그를 밀자 그는 눈을 살며시 떴다. 술에 취한 탓인지 눈동자가 유난히 빛나 보였다. 하지만 아직 덜 깼는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윤아..." 그가 내 이름을 부르자 나는 안도의 숨을 쉬었고 그가 정신이 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선배, 해장국 마셔..." 그러고는 그릇을 부진성한테 넘겼다. 하지만 부진성은 받지 않았고 여전히 날 바라보았다. 그제야 나는 이상함을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해장국을 내려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부진성이 먼저 내 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