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방이 어두워지는 순간,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아서인지, 청력과 촉감이 더 예민해졌다.
그의 호흡은 일정하고 부드러웠지만, 고요한 밤에서 유독 또렷하게 들려왔고 마치 내 귀 옆에서 숨 쉬는 것 같이 들렸다.
게다가 샤워를 하고 난 그의 몸에서 나는 바디워시향이 내 코끝을 자극했다...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긴장한 채로, 눈 감고 양을 세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 임신 후 생긴 그 강력한 졸음은 온데간데없고, 숫자를 셀수록 오히려 정신이 더 또렷해졌다.
나는 짜증이 나서 몸을 뒤척였다.
"잠이 안 와?"
바로 그때, 부진성의 묵직한 목소리가 고요한 밤에서 들렸다.
"자리가 바뀌어서 그래?"
간신히 끌어모은 약간의 졸음마저 그 말에 순간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응..."
하는 하는 수 없이 거짓말을 삼키며 말했다.
"조금..."
"내가 이야기해 줄까?"
부진성은 목소리에는 웃음이 섞인 것 같았다. 나는 심지어 그가 자유분방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아니야."
나는 몸을 뒤척이고는 그를 등지고 누웠다.
"잘 거야."
부진성은 피식 웃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아마 부진성이 방금 말한 탓인지, 아니면 진짜 피곤해서인지, 다시 눈을 감았을 때, 잠이 몰려왔다.
다만, 자기 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해서인지 자면서 꿈을 꾸었다.
꿈에서 한 달 전 연회로 돌아갔다.
그때의 나는, 고현우한테 잘 보이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고 그래서 연회까지 쫓아가서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고현우를 찾지 못했고 오히려 시아버지 고진호와 만났고, 그는 또 나를 비꼬며 혼냈다.
나는 화가 나서 웨이터한테 술을 요구했고 마시자마자 술이 이상한 걸 느꼈다...
뜨거운 기운이 계속 올라왔고 목이 마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목이 마른 줄 알았는데, 물을 여러 잔 마셔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서야, 누군가 그 술에 약을 탔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다급해서 얼른 휴대폰을 꺼내 고현우한테 전화했는데, 계속 '죄송합니다, 고객님께서 통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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