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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넌 입 다물어!" 시어머니는 육지연을 봐주지 않았고 그녀를 노려보고는 머리를 돌려 나를 보며 다급하게 물었다. "하윤아, 방금 무슨 스캔들이라고?" 다만 내가 말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고현우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파파라치들이 각도 잡아서 찍고 마구 기사 쓴 거예요, 제가 이미 처리하라고 시켰어요." 그 말을 들은 시어머니는 바로 알아차리고는 고현우를 노려보더니 얼른 휴대폰을 꺼냈다. 각종 뉴스 매체의 헤드라인에는 육지연의 이혼 선언과 함께 스캔들 기사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사에 실린 사진에는 고현우가 육지연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비록 파파라치들이 친절하게 고현우를 모자이크 처리해 주었지만, 옆에 있던 임성훈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되었다. 고현우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임성훈을 모를 리가 없었다. - '탁'! 시어머니는 찻잔을 세게 테이블에 내리쳤다. 그녀는 분명 화가 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육지연을 바라보았다. "현우가 연예계 그런 걸 잘 모른다고 쳐, 너도 몰라? 육지연, 경고하는데 잘 들어, 현우가 곧 하윤이랑 결혼식 올릴 거야, 아무 수작도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어머님..." "그만, 우리 집에서 너 같은 대스타를 감히 못 들이겠어!" "여보, 뭐 하는 거야?" 시아버지는 더는 봐줄 수 없어 미간을 찌푸리며 분위기를 완화하려고 했다. 시어머니가 화가 끝까지 치밀어 올랐기에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도 입 다물어!" 시아버지는 낯빛이 어두워져서 입술을 오므렸고 더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육지연이 갑자기 일어섰다. "어머님, 제가 어려서부터 현우랑 같이 자랐어요, 맞아요, 우리가 전에 만났었어요, 하지만 지금 전 현우를 그냥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저도 파파라치한테 찍히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제가 오늘 오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이만 돌아가 볼게요..." 그녀는 멈칫하고는 또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에요, 저랑 현우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당당해요." 그러고는 가방을 들고 도도하게 뒤돌아 떠났다. "지연아... 시아버지가 얼른 쫓아 나갔다. "그게, 내가 바래다줄게..." 그러고는 시어머니가 말하기도 전에 벌써 쪼르르 달려 나갔는데 시어머니는 더 화를 냈다. 순간, 거실에는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었고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결혼식 올리게요?" 그때, 부진성의 한 마디가 고요함을 깨트렸다. 마음에 안 드는 육지연이 드디어 가자, 시어머니의 얼굴에는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 "응, 전에 어르신이 많이 편찮으셔서 결혼식 올리지 않고 그냥 혼인 신고만 했어, 지금 어르신이 많이 좋아지셔서 결혼식 올리려고." "그랬군요..." 조금 전까지 웃고 있던 부진성은 입꼬리를 내렸다. "제가 이번에 잘 왔나 보네요." 고현우가 웃으며 말했다. "왜 갑자기 군대 갔던 거야? 잘 됐어, 이번에 저번 술까지 같이 마셔." 부진성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떨구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차려졌고 산해진미가 한 상 가득했다. 고현우와 부진성이 오랜만에 보는 거라 당연히 서로 할 말이 많았다. 하지만 주제들은 모두 사업에 관한 거였다. 임신한 탓인지 나는 피곤해서 밥을 먹고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원래는 방에서 고현우를 기다리고 그와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다. 흐릿하던 중, 누군가 가까이 오는 것 같았고, 힘 있는 두 팔이 나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뜨거운 숨결이 등을 감쌌고 뜨거운 몸이 다가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얼른 상대방의 손목을 잡았다. "나 때문에 깼어?" 고현우의 턱이 내 어깨에 놓였기에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는데 순간 나른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피했다. 고현우의 입술이 내 볼에 닿았고 서서히 내 입술을 향해 다가왔다. 그의 입에서 나는 술 냄새에 나는 순간 속이 울렁거려 바로 손으로 그의 가슴을 막았다. "물어볼 게 있어." 고현우는 내 거절에 불쾌함을 느꼈는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몸을 지탱하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아직도 육지연 때문에 질투 난 거야?" 너무 날카로운 시선에 위압감을 느낀 나는 일어나 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엄마가 오늘 너랑 육지연 스캔들 봤는데, 화가 치밀어 올라 기절하셔서 응급실 실려 갔었어." 고현우는 멈칫했다. "어머님 괜찮으셔?" "당분간은 큰 문제 없을 거래." 고현우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고는 일어서 테이블에 있는 차 키를 들며 말했다. "가자, 병원 가자." 나는 멈칫했다. "왜?" "가서 어머님께 잘 설명해야지." "뭘 설명해?" 육지연이 '형제'라고 했던 핑계가 떠오르자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세상에 남자와 여자 사이에 모두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더구나 육지연처럼 친구인 척하며 다가오는 첫사랑은 더욱 그랬다! 고현우는 입술을 오므리고 더 말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휴대폰을 꺼내 한참을 뭔가 찾더니 나한테 휴대폰을 건넸다. 나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휴대폰 화면에는 뉴스를 캡처한 사진이었다. 끔찍한 교통사고 현장이었고 한 남자가 피를 잔뜩 흘린 채 들것에 누워있었다. 고현우가 왜 이런 이상한 걸 보여주는지 의아해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육지연 남편이야, 그때 날 구하려다가 두 다리가 분쇄 골절돼서 결국 장애인이 됐어..." 나는 깜짝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간신히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런데... 육지연 씨 이혼하지 않았어?" "응." 고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니었으면 두 사람은 아마 남부럽지 않은 커플이었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그들한테 미안한 거야." 고현우가 육지연을 특별하게 대하는 게 이런 이유일지 몰랐다. 하지만 미안한 마음이라고 해서 다시 정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럼 육지연 씨한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현우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러고도 질투 안 했다는 거야?" 나는 그를 노려보고는 그가 헝클어 놓은 머리를 정리했다. "네가 육지연 씨가 컵을 깨트린 것 때문에 너무 긴장해하니까 그러는 거지..." 육지연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긴장하는 건 그럴 수 있었다. 어찌 됐든 그녀의 남편이 교통사고에서 고현우를 구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컵을 깨트린 걸 걱정했을 때는 진짜 오버였다. "그때 남편이 두 다리가 병신 됐다는 진단 받았을 때, 육지연이 자살 시도 했었어..." 고현우는 내 손을 잡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 마시던 컵으로 말이야." "평소 해맑고 활발한 것 같아도 그냥 버티고 있는 거야, 평소 우울증 앓고 있어서 자극을 받으면 안 돼." 나는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 만약 그런 거라면 고현우가 육지연한테 했던 이상한 행동들이 모두 설명이 되었다. 하지만... "빚진 건 빚진 거잖아, 다른 방법으로 보답할 수 있잖아. 두 사람 신분이 신분인 지라 앞으로 적게 접촉하는 게 좋을 거야..." 나는 걱정되어서 신신당부했고 고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나도 잘 알아." 그의 확답을 들어서야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고현우가 정말 자기가 말한 대로 행동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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