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장
“왜 그래?”
“아니야.”
김은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냥. 아직 결혼은 좀 이르지. 다음에 기회 되면 내가 소개해 줄게.”
“은아야...”
“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렇게 짧은 대화가 끝나고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임서우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택에 도착하니 강주호와 박정원 두 사람이 거실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걱정어린 얼굴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강주호와 차라리 죽어버리지 왜 돌아왔을까라는 듯한 표정의 박정원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아니, 왜 이제야 들어와? 늦게 들어오면 집에 전화라도 한 통 하든가.”
“죄송합니다. 할아버님, 어머님.”
“아니야. 무사히 돌아왔으면 됐어.”
강주호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얼른 올라가서 푹 쉬어.”
“네, 그럼 두 분도 일찍 쉬세요.”
방으로 돌아가 보니 이미 샤워까지 마친 강하성이 침대 위에서 파일을 살펴보고 있었다.
조용히 샤워를 마치고 돌아온 임서우는 테이블에 놓인 한약을 발견하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냥 버려.”
시선은 여전히 파일에 둔 강하성이 말했다.
1년 동안 관계를 가진 적이 얼마 없으니 임신이 될 리가 만무하다는 걸 강하성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솔직히 마셔도 상관은 없었지만 강하성이 버리라고 한 약을 괜히 꾸역꾸역 먹었다간 그녀가 임신을 원한다고 오해라도 할 듯 싶어 임서우는 말없이 세면대에 약을 버렸다.
‘그래도 배려를 해주는 건가?’
“우리 이혼하는 건 제가 천천히 할아버님께 말씀드릴게요. 할아버님도 꽉 막힌 분은 아니시고...”
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파일을 덮은 강하성은 그 자리에 누워버렸다.
“오늘 밤엔 네가 소파에서 자.”
강압적인 말투에 방금 전 그에게 조금이나마 고마움을 느꼈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졌다.
‘내가 왜 소파에서 자야 해?’
욱 하는 마음에 임서우 역시 그의 옆에 누웠다.
“불편하면 당신이 소파에서 자요. 난 싫으니까.”
바로 다음 순간, 강하성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이렇게 나오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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