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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육정인은 멀지 않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임서우가 떠나는 것을 보고 그제야 다가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강하성의 표정을 살폈다. “대표님, 파티 주최 측에서 작은 배를 보내셨는데 언제든지 타도 된다고 합니다.” “안 가.” 강하성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임서우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집에 갈 거야.” “알겠습니다.” 육정인도 임서우를 흘끗 보고 곧바로 강하성의 뒤를 따라 떠났다. 사실 육정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날 강하성이 임서우의 진료 기록을 보고 난 뒤부터 임서우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았다. 그런데 강하성은 임예지와 결혼하는 것도 취소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돌아가는 길에 강하성의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 “서우가 왜 치료를 포기하려는 걸까?” 강하성은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림 그리는 것은 임서우의 꿈인데 왜 포기하려는 걸까? 앞으로 그림을 더 이상 그리지 않고 직장을 잃으면 어떻게 돈을 번단 말인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 육정인은 처음으로 강하성에게서 이렇게 개인적인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머리를 쥐어짜며 이유를 생각해 냈다. “아마도 사모님은 대표님의 도움을 받기 싫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요.” “멍청하긴!” 강하성은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육정인은 즉시 백미러로 강하성을 쳐다보고 용기 내어 말했다. “대표님, 혹시... 그래도 사모님과 이혼하실 건가요?” 강하성은 눈을 감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러면?” “...” 육정인은 어이가 없었다. ‘그럼 남이야 손목을 치료하든지 말든지 왜 신경 쓰는 거야!’ 강하성이 다시 말했다. “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야?” “네?” 육정인은 난감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냥 갑자기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요.” “걱정해서 그런 게 아니야.” 강하성은 눈을 뜨고 백미러를 쳐다봤는데 마침 육정인과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육정인은 놀라서 얼른 시선을 앞으로 옮겼다. “어쨌든 나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 거니까 빚지기 싫었어.” 별장에 도착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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