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으악!” 강하성이 급브레이크를 밟자 차가 갑자기 멈춰서고 깜짝 놀란 임서우는 넋이 나갔다. “미쳤어요?” 그녀가 두려움에 휩싸인 표정으로 째려봤다. “적당히 해!” 강하성은 혐오와 짜증, 그리고 야유가 섞인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어떻게 브레인에 다시 오게 됐는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거 아니야?” 임서우는 한심해서 숨이 턱턱 막혔다. “무슨 뜻이에요?” “예지가 회사에 사정해서 네 자리를 지켜내지 않았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걔가 그러던가요?” 임서우는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지금 임예지가 한 말은 뭐든 다 믿고 내가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라는 거네요?” “맞잖아. 아니야?” 강하성이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쳐다봤다. “내가 왜 널 믿어야 하는데?” 임서우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절망감에 휩싸인 채 등받이에 기댔다. 그녀는 진심으로 강하성에게 묻고 싶었다. 그럼 대체 왜 임예지를 이토록 믿는 거냐고? 물론 이 문제의 답안은 그녀도 알고 있다. 강하성은 임예지를 사랑하니까. 임서우의 눈가에 스친 한줄기 눈물을 보더니 강하성은 왠지 모르게 짜증이 더 밀려왔다. 그가 음침하게 말을 꺼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더 이상 갖은 수작 부리면서 내 인내심에 도발하지 마!” 차가 강씨 저택에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 이제 막 주차할 때 임예지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강하성은 늘 그렇듯 스스럼없이 전화를 받았다. “하성아, 지금 잠깐 와줄 수 있어? 물건들 돌려주고 싶어. 너 힘들게 하고 싶지 않거든. 우리 결혼 관둘까 봐...” “예지야, 허튼 생각 말고 푹 쉬어. 넌 시름 놓고 결혼 준비나 잘하면 돼. 나 믿지?” 강하성이 전화를 끊자 임서우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임서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하성 씨는 임예지가 그렇게 좋아요? 진짜 걔에 대해 다 안다고 생각해요?” “내려.” 강하성은 재빨리 그녀를 내쫓았다. 임서우는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