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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임서우는 아예 안 믿었다. “하성 씨는 이미 짐 챙겨서 나갔어. 아마 우리 이혼하기 전까지 안 돌아올걸.” 그녀는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 오랜만에 만나서 신혼생활 못지않게 잘 보내겠지.” “서우야!” 김은아는 그런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 “괜찮아. 하성 씨가 임예지 죽도록 사랑하는 거 처음 안 것도 아닌데 뭘.” 임서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김은아를 돌려보낸 후 그녀는 제대로 된 샤워를 하고 아래층에 내려가서 해장국을 마셨다. 누군가가 시중을 들어주는 나날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하지만 이 또한 며칠이나 이어갈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한편 임서우가 자리에 앉자마자 강하성이 돌아왔다. 그녀는 귀신 쳐다보듯 넋 나간 얼굴로 그를 쳐다봤다. 강하성은 소파에 앉아 머리를 뒤로 기대고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었다. 임서우는 그저 멍하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 남자는 완벽 그 자체였다. 목젖마저 이토록 섹시할 줄이야. 임예지가 그와 사랑을 나눌 때 분위기에 취해서 키스 마크를 남길 법도 한데 대체 어떻게 참은 걸까? “다 봤어?” 강하성은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임서우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었다. “왜 돌아왔어요?” “돌아오면 안 돼?” “사무실에 침실 달려있잖아요.” “치웠어.” ‘치우다니?’ 임서우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때 강하성이 드디어 다 쉬었는지 허리를 곧게 펴고 임서우를 쳐다봤다. “언제 이혼하러 갈래?” “나 이혼 못 해요.” “지금 너랑 상의하는 게 아니야.” “근데 왜 물어요? 법원에 가서 소송 걸든가.” 임서우는 화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거만한 자세로 강하성을 내려다봤다. “소송 걸 때 당신 첫사랑 여신이 돌아와서 두 사람 불타는 사랑을 해야겠으니 하루빨리 이혼해달라고 잘 부탁드려요.” 강하성이 미간을 잔뜩 구기고 있었다. 또한 그의 눈동자에 불가사의하다는 기색이 살짝 스쳤다. 이제 막 무슨 말을 하려 하는데 휴대폰이 대뜸 울렸다. 임서우는 임예지한테 걸려온 전화란 걸 이미 확인했다. 강하성도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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