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9장
하지만 그의 눈빛이 너무 음산하여 김수지는 그와 많은 교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인간은 박민혁보다도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박민혁의 모든 단점을 모두 확대해서 집합한 그런 사람인 것 같았다.
이상하다.
그녀는 왜 또 이 두 사람을 연관 지어 생각하는 걸까.
김수지는 머리를 흔들고는 손에 든 렌치로 계속해서 자물쇠를 열심히 내리쳤다.
체력이 너무 많이 소모된다.
지성도 그런 그녀의 모습이 웃겼다. "그런다고 무슨 소용이 있어요. 그 문을 열 때쯤이면 결혼식은 이미 끝났을 거예요."
방금 그 장면 이후로 김수지는 이제 그와 말하는 것을 그다지 꺼리지 않았다.
"내가 결혼식 때문에 왔다는 걸 알고 있어요?"
"남자를 빼앗으려는 거잖아요." 지성은 하찮은 듯 김수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누가 봐도 알겠지."
김수지는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설명하기 귀찮았고,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성은 계속 물고 늘어졌다. "박민혁이 그렇게 좋아요? 지현이도 괜찮은데 왜 선택하지 않아요?"
"당신 형이에요." 김수지는 그의 호칭을 바로잡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작은 변태와의 거리가 약간 좁혀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의 상처가 너무 아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지성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손에 든 부채를 ‘딱딱’ 소리내며 펴고 닫았다. "지금 나를 가르치려는 건가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이를 갈며 말하는 것처럼 들려 친절한 말투라고는 할 수 없다.
김수지는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끗 쳐다봤다.
잘생기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음침하고 차가워 보였다.
아마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기질이 그의 외모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어쨌든 가깝게 어울리기에 적합한 사람은 아니다.
그녀는 말을 아끼고 더는 그와 얘기하지 않았다. 이 변덕스러운 남자를 화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성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언짢은 듯 다시 한번 그녀의 상처를 눌렀다.
김수지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피해 버렸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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