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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장

"날 사랑하지 않으면 오빠가 날 사랑한다는 착각할 시간을 주면 안 됐어요!" 김수연은 결국 주먹을 꽉 쥔 채 용기를 내고 그 도도한 남자를 바라보며 마음속 불만을 털어놓았다. 박민혁은 마치 그녀가 그 말을 하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조금의 죄책감도 없었다. 오히려 금방 병실에 들어올 때보다 더 덤덤했다. 김수연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역시나 그 얇은 입술은 순간 날렵한 칼날로 변하더니 무시하는 눈빛으로 김수연을 바라보았다. "그럼 여태껏 넌 날 진심으로 사랑했어?" "여태껏 날 한 마음으로 사랑했어?" 그는 말할수록 점점 어이가 없었다. 그 말에 김수연은 믿기 힘들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생각하고 싶은대로 해요!"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무참하게 말했다. "네가 해외에서 한 일이 완벽해서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야?" 순간 김수연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나는..." 그녀는 금방 해외로 갔을 때 확실히 박민혁에게 미안한 일을 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는 나도 너무 외로웠어요... 먼 타지에서 아플 때 누군가가 옆에 있기 바랐어요." 결국 다시 위암을 말하게 되었다. 그 말을 꺼내니 박민혁은 할 말이 더 많았다. "위암 환자가 타지에 도착하자마자 술을 마셨지. 다행히 그 남자가 너랑 같이 있어 너한테 사고가 생기지 않아 난 그 남자한테 아주 감사해." 박민혁은 아주 덤덤하게 말했다. 그 말이 김수연의 마음속에 파도를 일으킨 듯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술이 창백해졌다. "오빠..." 그녀는 박민혁을 마치 귀신을 보는 듯이 쳐다봤다. "오빠..." 그녀는 몇 번을 불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대체 그가 뭘 안 것일까? 언제부터 안 것일까? "난 바보가 아니야." 심지어 그는 아주 똑똑한 남자이다. 강남은 경제를 주도하는 도시이다. 그리고 그의 인맥은 아주 무서운 수준에 이르렀다! 만약 진짜로 김수연에게 조종당한다면, 그건 정상이 아니다. 그는 단지 김수연이 난처할까 봐 평소에 언급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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