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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장

그리고 지성이 가까이 다가올 때 온몸의 모공이 다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거짓말 아니에요." 김수지는 몸을 돌려 별장 안으로 걸어갔다. 경비원들이 다 바뀐 듯. 가까이 다가가자 김수지는 이들의 얼굴을 하나도 알아보지 못했다. 들어갈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경비원들은 김수지의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문을 열며 맞이했다. "사모님, 오셨습니까." 사모님이라는 말에 김수지는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았다. "난 아니에요..." "도련님이 오늘 특별히 분부하셨습니다." 경비원은 마치 김수지의 마음을 안 것처럼 하얀색 원피스를 훑으며 미소 지었다. "하얀색 옷을 입은 예쁜 여자가 오면 반드시 우리 박씨 가문의 사모님이랍니다." 그렇기에 그 호칭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흰 원피스를 입은 김수지가 아니라, 김수연이어야 했다. 김수지는 마음속의 씁쓸함을 지우며 이런 세세한 부분에 신경 쓰지 말자고 스스로 위로했다. 다시 박민혁과 만나고 박민혁이 그녀에게 김수연이 얼굴 망가진 일을 따지지 않겠다고 말 한 순간부터 그녀는 대역을 할 각오를 하고 있어야 했다. 이런 가슴 아픈 느낌을 납득하고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야 했다. 하지만 경비원을 대면할 때 김수지는 도저히 웃을 수 없었다. 그녀 뒤에서 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추격당하는 듯한 질식감이 다시 찾아오자, 김수지는 비로소 다시 긴장하며 말했다. "들어가게 해줘요." 그녀는 경비에게 말했다. "박민혁을 만나고 싶어요." 경비원은 바로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비키며 김수지를 위해 길가의 라이트를 켜 주었다. "사모님, 차를 불러 모셔다드릴까요?" 이렇게 걸어가면 3, 4분 정도 걸릴 것이다. "괜찮아요." 사실, 김수지는 박민혁을 만나기 싫었다. 오늘 여기까지 온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다. 지성은 여전히 뒤에서 김수지를 바라보며 눈 속에는 복잡한 정서들이 섞여 있었다. 불만, 질투와 증오... 그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 음산한 분위기를 무시하면 얼굴은 지현에 지지 않았고 박민혁한테도 지지 않았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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