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9장
사랑은 꼭 첫눈에 반하는 것이 아니었다, 운명의 장난도 아니었고. 평범하고도 소박하며 가장 잊기 힘든 일상이 가장 가슴 아팠다.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사랑이 가장 빠져나오기 힘든 법이다.
박민혁은 지금 김수지를 생각하니 머릿속에 이 말이 떠올랐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김수지를 사랑하게 된 시간을 알아내기 위해 애쓰지 않을 것이다, 그저 자신이 김수지 마음속에서 그녀를 사랑할 자격을 잃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할 것이다.
박민혁의 잘생긴 얼굴에 쓸쓸함이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그가 살짝 한숨을 쉬더니 전구를 한쪽에 내려놓고 티가 나는 김수연의 속셈을 들춰내지 않았다. 그저 공구 상자에서 드라이버를 찾아 다시 묵묵히 전구를 갈았다. "다 됐어."
박민혁이 테이블 위에서 내려오더니 말했다. "화장실 좀 빌리자, 손 좀 씻어야겠어."
"오빠, 저희 사이에 이렇게 서먹하게 굴 필요 없어요."
"필요해, 너랑 연락 안 하려고 했는데 저번에 그 자료 네가 수지 도와준 거잖아."
박민혁은 두 사람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김수연에게 선 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김수연은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언짢아져 주먹을 꽉 쥐었다. "네."
지금 그녀의 생각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일단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빠. 저 정말 제가 잘못했다는 거 알았어요..." 김수연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 그녀의 목소리는 이렇지 않았다, 물론 다 스스로 자처한 거긴 하지만 박민혁의 심장도 돌로 만들어진 거 아니었다, 여자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그는 그녀에게 어느 만큼 감정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김수연을 용서할 수 없었다.
김수연이 김수지를 해치려는 마음을 먹었다는 생각을 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잘못한 거 알면 됐어, 알면 이제 자기 처신 잘해." 박민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이나 김수지에게 가져서는 안 될 마음을 갖지 말라는 소리였다.
"네, 걱정하지 마세요." 김수연의 손톱은 손바닥의 살갗을 파고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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