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장
꼬르륵......
김수지의 배에서 또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면 지금 분명 빨개진 얼굴과 반짝반짝 빛을 내며 음식을 보고 있을 자신의 눈을 마주 것이라고 김수지는 생각했다.
박민혁은 곤경에 처한 김수지를 보며 귀띔했다. "수연이한테 사과하면 이거 다 먹게 해줄게."
"싫어요." 김수지는 그 말을 들으니 식욕이 절반 뚝 떨어졌다. 자신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사과를 해야 하는 건지.
박민혁은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었으니 김수지는 매번 그의 뜻에 따라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김수연이 나한테 미안한 짓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사과하는 꼴 못 봤는데요." 김수지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눕더니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계속 잠을 청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박민혁은 그런 김수지의 말을 무시했다. 그는 오늘 반드시 이 일을 끝을 보고서야 말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수연아, 너 먼저 먹어."
박민혁이 말을 하며 자신의 그릇을 들고 김수지의 침대 옆으로 다가갔다. "음, 맛있네..."
그리곤 일부러 쩝쩝거리는 소리를 내며 밥을 먹었다.
평소 늘 고고하기만 한 박민혁이?!
소파에 앉아있던 김수연은 박민혁이 김수지를 위해 평소 하지도 않던 짓을 하는 것을 보며 이를 부득 갈았다.
하지만 박민혁은 그런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이불로 자신을 꽁꽁 감싼 김수지만을 눈에 담으며 말했다. "김치찌개 죽여준다, 내가 식초 조금 넣었거든."
박민혁은 한 입 맛 보더니 자신의 그릇을 아예 김수지의 침대맡에 올려놓았다.
김수지가 아무리 이불로 꽁꽁 싸매고 있다고 해도 음식의 냄새가 파고드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특히 그 입맛 돋우는 시큼한 식초 냄새......
김수지는 괴로워졌다.
그녀의 배도 점점 더 난리 쳤다.
김수지의 식욕도 완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불속에서 괴롭게 뒤척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냄새에 결국 그녀가 참지 못하고 천천히 이불을 내려 틈새로 바깥 상황을 살폈다.
하지만 박민혁은 그 틈을 잡아 손을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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