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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장

매번 먼저 전화를 끊는 이는 박민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김수지는 지현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발각당했지만 박민혁이 할머니 앞에서 이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뒤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박민혁도 이제 김수지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심지어 전화도 이렇게 미련 없이 끊을 수 있다니. 휴대폰의 반대편에서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박민혁이 휴대폰을 확인해 봤다. 통화는 정말 끊겨있었다. 김수지, 이 여자가. 박민혁이 할머니 앞에서 그녀와 이혼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그걸 믿고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걸까? 김수지가 득의양양해 할 모습을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에게 가 목을 조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 기자 회견장을 떠날 수 없었다. 김수연이 그의 명성을 빌려 이름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기자 회견장에 박민혁이 있어야만 다른 이들이 그가 김수연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에 짧은 시간 안에 김수연이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김수지 때문에 근질거려 참을 수 없었다. "민혁 오빠..." 김수연은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한 탓에 목이 불편해 계속 물을 마셨다. 지금 들으니 그녀의 목소리는 방금 전보다 더 쉬었지만 박민혁은 발견하지 못한 사람처럼 느릿하게 대답했다. "왜?" 그러자 물병을 든 김수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곤 그녀가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왜 저 보면서 자꾸 멍때리는 거예요?" 김수연의 이마는 깨끗했다. 김수지처럼 늘 머리카락을 늘어뜨리지 않았다. 게다가 김수지의 목은 김수연의 것보다 훨씬 가늘었다. 매번 그 목을 움켜쥘 때마다 조금만 힘을 주면 힘없이 꺾일 것 같아 그는 그녀를 완전히 점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수연의 목은 어떤 느낌이었더라? 박민혁은 힐끔 보곤 시선을 거두었다. 이상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그는 별로 알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 오늘 예쁘네." 박민혁이 대충 대답하곤 또 참지 못하고 김수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할머니 지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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