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부소경의 품에 답삭 안긴 신세희는 반쯤 내지르려던 비명을 뚝 멈췄다. 부소경은 한쪽 팔로 그녀를 꽉 안으며 그녀의 시야를 자신의 품으로 가렸다. 신세희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오히려 전에 없던 안정감이 느껴졌다.
이윽고 그녀의 청각조차도 부소경의 큰 손에 의해 차단되었다. 신세희는 먹먹하지만 꼭 마치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서너 번쯤 들은 것만 같았다. 그녀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부소경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얼마 후 부소경은 그녀의 귀를 막았던 손을 떼며 엄선우에게 말했다.
"출발해."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차가 출발했다.
신세희는 서서히 그의 품에서 벗어나 바로 앉았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그녀는 부소경을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백미러를 흘끔 쳐다보니 방금 차가 멈췄던 곳에 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방금 들었던 먹먹하고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는 사실 총성이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부소경에게 향했다.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 같았다.
차 안에서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머릿속에 방금 그 사람을 처리했던 때가 떠올랐다. 한쪽 팔로 그녀를 감싸고 눈과 귀를 막아주던 부소경, 그는 그녀가 두려워할까 봐 이런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갑자기 가슴이 따뜻해졌다.
부소경과 마주앉아 밥을 먹었지만 그녀는 통 입맛이 없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놀라지 않은 것 아니었다. 그도 더는 묻지 않은 채 먹는 둥 마는 둥 듯하더니 곧 그녀를 데리고 쇼핑했다.
대학 다니던 시절에 이런 백화점에 와본 경험은 있었지만, 물건을 산 적은 없었다. 이런 옷들을 살 여유가 없었으니까. 그저 둘러보다 보면 눈이 즐거웠을 뿐이었다.
부소경이 그녀를 데려간 곳은 부드럽고 우아한 분위기의 의류 매장이었다. 안목이 뛰어났기에 고르는 스타일은 모두 신세희에게 잘 어울렸다.
매장 직원도 당연히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부소경에게 다가가 아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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