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화
신세희의 생각에도 이게 맞았다.
그녀를 인정한 건 노부인 한 사람뿐이었다. 노부인은 그녀에게 귀한 팔찌도 주었다지만, 연세가 있으신 노부인의 기억이 온전하리란 보장도 없었다. 아마 부씨 집안 사람들은 이 보물을 그녀에게 내어줄 마음이 없을 것이다. 팔찌는커녕 의자도 내어주기 싫어했으니까.
눈치 빠른 그녀가 부소경에게 말했다.
"아침을 많이 먹어서 지금은 별로 배가 고프지 않네요. 배도 아픈 것 같고. 차에 누워있을래요."
부소경에게 생리가 왔다고 거짓말한 것을 떠올린 그녀는 배가 아프다고 말했다.
부소경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배 아파? 문질러줘? 내가 불 속성이라 금방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데."
"…"
신세희의 얼굴이 갑자기 붉게 달아올랐다.
뭐라고 대꾸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던 때 부소경이 그녀의 손목을 잡고 다이닝룸으로 들어섰다.
신세희는 속으로 냉소했다. 결국 난감한 상황을 피해 갈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무표정하고 침울한 신세희의 모습을 보며 진상희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식사 전 진상희는 진문옥에게 눈물 콧물을 잔뜩 쏟으며 하소연했다.
"이모, 이 집에서 살지 마. 이 집안에 더는 이모 자리가 없는 것 같아. 나랑 함께 돌아가자. 내가 이모 노후를 책임져 줄게. 평생 고생이라곤 한 번도 안 해본 우리 이모... 이딴 데서 처량하게 지내는 걸 내가 어떻게 두고 보겠어. 할머닌 노망이 난 게 틀림없어. 누가 누구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잖아! 어떻게 가문의 귀중한 보물을 신세희에게 주실 수 있지? 신세희가 그걸 받을 자격이 있나? 걔가 어떻게 이 집에 왔는지 할머닌 모르시는 거야? 걔는 넷째 도련님이 자기 딸에게 온전한 가정을 꾸려주기 위해 억지로 결혼한 사람일 뿐이잖아! 이모, 그 계집애는 날강도야. 이젠 이모의 자리까지 위협할 거라고. 우린 떳떳해, 이모!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내가 충분히 이모 먹여 살릴 수 있어."
진문옥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한편 더없이 분노했다. 그녀가 책상을 내려치며 씨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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