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화
엄선우는 묵묵히 차를 몰았고 부소경도 입을 열지 않았다.
신유리는 그에게 말을 걸고 싶어졌다. 아침에 만난 노부부와 병상에 누워있던 그보다 더 늙은 영감은 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부소경이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에 신유리도 할 수 없이 말을 삼켰다.
부소경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11시쯤, 회의를 마친 부소경은 아버지 부성웅이 걸어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
"무슨 일입니까."
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소경아, 설마 그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 아니겠지?"
부성웅이 입을 열었다.
부소경이 비웃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건 제 마음입니다. 당신이 상관할 일은 아니지요."
"소경아. 내가 너한테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먼저 겪은 사람으로서 충고하마. 그땐 내가 미안했다. 너와 네 어미를 해외에서 너무 고생시켰어. 하지만 나도 힘들었단다. 이렇게 거대한 기업을 짊어지면서 어떻게 규칙을 하나도 세우지 않을 수 있었겠니. 너도나도 권력을 가지려고 한다면 우리 가문은 진즉에 망했을 거다. 하지만 너와 네 어미가 그렇게 쫓겨났어도 넌 여전히 보란 듯이 돌아와 F그룹을 장악했지. 그래서 난 똑똑히 깨달았어. 사생아가 별거냐? 모두 우리 부씨 집안의 아이들이고, 능력만 있으면 그만인 것을. 오늘 아침 네 할아버지 병문안을 왔을 때 나도 그 아이를 직접 보지 않았더냐. 비록 여자아이였지만 너랑 눈빛이 똑 닮았더구나. 쉽게 길들이지 못할 아이다. 만약 그 아이를 인정하지도, 제대로 된 성씨도 주지 않는다면 나중에 그 아이가 커서 네가 날 미워하듯이 똑같이 널 미워하는 게 두렵지도 않아? 내게 아들이라곤 너밖에 남지 않았어. 다 너 좋으라고 하는 소리야. 아이의 엄마는 상관없어. 그러나 아이는 네 혈육이니 그렇게 버리면 안 돼! 이미 집안 어르신들과 네 큰엄마와도 상의를 마쳤다. 아이의 성은 반드시 부씨로 해야 해. 또 우리 부씨 저택에서 키우는 게 좋겠구나. 여기에는 고용인들도 많고 유모도 있으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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