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6화
부소경이 신세희한테 죽을 먹여준다고?
신세희는 이 상황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세희가 미처 상황에 적응하기도 전에 부소경은 이미 전복죽을 그녀의 입 안에 넣어버렸다. 신세희는 어쩔 수 없이 죽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수밖에 없었다.
전복죽은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았다. 맛도 무척이나 깔끔하고 좋았다.
밥알 사이로 씹히는 전복도 쫄깃쫄깃한 게 식감이 좋았다.
식도로 넘긴 죽은 신세희로 하여금 따뜻한 열기를 느끼게 하였다. 신세희의 위는 한결 편해지기 시작했다.
신세희는 갑자기 이 상황이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두 사람이 진정한 연인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금실 좋은 부부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녀의 심장이 제멋대로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듯 신세희를 째려보기 시작했다. 그는 손을 들어 신세희의 가녀린 팔을 만져보더니 조롱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렇게 말라서는, 뼈밖에 안 만져지잖아. 살도 하나도 없고!”
“…”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숟가락이 또다시 그녀의 입에 들어오자 신세희는 차갑게 냉소하기 시작했다.
부소경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준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마른 몸을 나무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좋은 값을 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하고 있었다.
부소경이 날 걱정해주고 있다고 착각이나 하다니!
그녀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신세희는 속으로 자신을 욕하기 시작했다. 슬플게 뭐가 있다고 이러는 거야? 부소경이 날 곡현에서 데리고 온 순간부터 이 모든 일은 예정된 일이었어. 부소경은 날 빚 갚는 데에 쓰려고 이용하려는 것뿐이야.
이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다시 고분고분해졌다. 그녀는 부소경이 먹여주는 죽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먹었다. 그는 가끔씩 죽을 후후 불어주기도 했다. 마치 아이를 대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죽이 3분의 1 정도가 남았을 때 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왜 그래?” 남자는 기분이 나쁜 듯했다.
“배불러요.” 신세희가 그런 그의 말에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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