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조심해야죠

그때 자주 나한테 주사를 놔주던 왕나빈이 걸어들어왔다. "선미야, 네가 왜 주사 놓으러 왔어? 너 얘기 했어?" "나, 나빈 언니, 저, 저, 그게..." 간호사는 이미 말을 더듬거렸고 문현수는 아직도 그녀의 팔을 꽉 잡고 있었다. "그쪽이 아까 호주머니에서 약을 꺼내서 주사기에 넣던데, 당장 꺼내요!" 그는 목소리가 아주 싸늘했고 그녀가 버둥거리든 말든 그녀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정말 약병이 있었고 왕나빈은 그걸 보더니 낯빛이 변했다. "선미야, 환자가 이 약 알레르기 있는 거 몰라?" 모두 간호사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저, 저..." 그 꼴을 보니 아마 이용당한 것 같았다. 나는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이선미 간호사라고요? 우리가 모르는 사인데 절 해칠 리가 없잖아요, 누가 돈 주고 이렇게 하라고 한 거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또다시 저었다. "강하연 씨,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요." 나는 계속 부드럽게 다독였다. "아직 주사 놓지도 않았고 저도 괜찮잖아요. 범죄 미수니까 배후의 사람이 누군지 말하면 간호사님은 무조건 무사할 겁니다." "저도 증명해 줄 수 있어요, 그냥 협박당한 거지, 본의가 아니잖아요." 이런 명패도 없는 인턴 간호사들이 이런 마을에서 실습한다는 건 학력이 높지 않다는 뜻이었다. 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앞으로 그녀를 고용할 병원이 없을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생각하더니 그제야 휴대폰을 꺼내 나한테 건넸다. "이 번호가 저한테 친구 추가 왔고 돈을 보내줬어요." "처음에는 비타민 C를 조금 추가하라고 했고 두 번째는 포도당을 조금 추가하라고 했고 모두 돈을 주었어요." "세 번째는 날 죽이는 약 넣으라던가요?" 나는 프로필에 토끼 사진이 있는 걸 보고 누구인지 알아챘다. 내 기억이 맞다면 여진아의 개인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 바로 그거였다. 그녀는 아마 내가 죽었다고 생각해서 프로필 사진도 바꾸지 않은 거였다. "전 그냥 돈 조금 더 벌고 싶었을 뿐이에요, 알레르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