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너무 괴이해

서서히 정신이 들었고 눈을 뜨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또 병원에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번에 옆에는 익숙한 사람이 없었고 경찰만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나한테 검사할 때 표정이 더 안 좋아졌다. "강하연 씨, 제가 몇 번 말해요, 두 번째 재발이라 몸 잘 챙겨야 한다고, 안 그러면..." "다시 재발하면 구할 수 없다고요, 잘 알아요." 나는 차분하게 의사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또 귀찮게 했네요." 의사 선생님은 입을 벙긋거렸고 경찰을 힐끗 보았고 더 말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그저 내 몸이 안 좋다고, 암세포가 언제든지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몇 달 전부터 나는 거의 죽어가는 몸이었기에 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 가득했다. 내 편을 들어주는 걸 알았기에 나는 감사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내 상황을 조사하기 어렵지 않았고 경찰도 아마 내가 왕우정을 죽일 이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었다. 내가 진작에 배지훈과 이혼하겠다고 했고, 게다가 그의 곁에 지금껏 여자들이 수두룩했는데 내가 명성을 신경 쓰는 사람이었으면 아마 진작에 이혼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여자 경찰은 나에 대한 태도가 많이 유해졌고 무조건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나는 변호사를 교체하겠다고 했고 구연서를 만나 그녀한테 위임하겠다고 했다. 병실에서 민머리인 나를 본 구연서는 숨이 멎을 듯 울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이 맞았다. 나는 지금 상태가 정말 안 좋았고 심지어 언제든지 기절할 수 있었다. 새 변호사는 문현수의 사람이었고 그날 내가 잡혔을 때 그가 변호사를 데리고 경찰서에 왔었다. 지금 조 변호사는 배성 그룹의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의 부하직원들은 이런 살해 사건 경험이 부족했기에 사람을 교체하는 게 더 맞았다. 그리고 나는 변호사한테 내가 외출할 수 없는 기간에 모든 일을 구연서한테 전적으로 맡긴다는 걸 증명해달라고 했다. "사모님, 기한은요?" "없어요, 전 연서 믿어요." 나는 내가 이 몸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몰랐기에 차라리 모든 일을 모두 구연서한테 맡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