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수장이 없다

공사장 일은 잠시 잠잠해졌고 나도 공사장에 갈 필요가 없었고, 지금은 배지훈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다. 하지만 배진호가 올 줄 생각도 못 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이런 사소한 일로 지훈이가 자살하다니?" "왜 자살이라고 생각해요? 독 탄 걸 수도 있지 않아요?"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분명 미리 준비한 것 같았고 지금 다급하게 와서 뒤집어씌우려는 것 같았는데 상황이 아주 안 좋았다. 그리고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도 다급하게 달려와서는 나한테 뭐라 하는 거였다. "나가주세요, 지훈이가 지금 휴식이 필요해요, 지훈이 깨어 못나게 하려고 지금 이러는 거예요?" 나는 일어서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지금 허약한 내 몸으로 이 사람들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여긴 병원이었고 보는 눈도 많았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주 드나들어 그들이 뭔 짓을 하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배진호는 마음 아파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제수씨가 힘든 거 알아, 하지만 배성 그룹에 이렇게 큰 난리가 났는데, 수장이 없으면 안 되잖아!" "그래서요? 아직 왕이 죽지도 않았는데 내시가 왕 노릇 하려고요?" 나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고 그의 눈에는 독한 눈빛이 스쳐 지나갔는데 난 그걸 제대로 보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그들도 더는 연기하려 하지 않았다. 몇 년간, 그들은 계속 자기 세력을 키웠고 계속 배지훈한테 프로젝트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가 몇 번이고 배성 그룹의 관리층에 가입하고 싶어 했지만 어르신이 모두 동의하지 않았다. 어르신은 가족 기업을 반대했다. 가족들이 모두 들어오면 더 복잡해질 거라고 생각했고 게다가 내가 아직 아이를 안 낳아서 어르신은 계속 마음을 놓을 수 없어 했다. 돈 때문에 친형제도 죽일 수 있는데 우리와 같은 사람은 더할 나위 없었다. 큰어머니는 한발 다가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너 같은 재수탱이랑 결혼해서 배성 그룹에 이렇게 큰 일이 생긴 거 아니야?" "지금 배지훈이 무너졌는데, 네가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