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할 말 있어

여진아는 내 말에 할 말을 잃었고 묵묵히 앉아 배지훈의 손을 잡았다. 나는 차분하게 변호사의 처리 결과를 기다렸다. 배성 그룹의 법무팀은 손꼽히는 법무팀이었기에 이런 문제를 처리하는 건 아주 쉬웠다. "주스 마실래? 달달한 거?" 배지훈이 갑자기 내 앞에 다가오자 나는 조금 어색했다. 그는 내가 저혈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였다. 문현수가 일어나 말했다. "필요 없어, 내가 가서 사 올게." 배지훈은 그를 노려보았고 문현수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사탕 몇 알을 꺼내 나한테 주었다. "저혈당이면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해, 어지러울 때면 한 알씩 먹어." "모두 네가 좋아하는 맛이야, 수입산 초콜릿은 나중에 다시 사줄게." 그 순간 나는 확실히 황홀해 났다. 대학교 때, 배지훈은 돈이 없었지만 항상 호주머니에서 군것질할 음식들을 꺼냈었다. 나는 먹는 걸 좋아했지만 살이 찔까 봐 많이 먹지 못했었다. 그도 매번 많이 주지 않았고 조금씩 주었고 심지어 초콜릿까지 열심히 골라주었다. 내가 그의 손에서 사탕을 가지려고 하는데 여진아의 불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아, 나 알레르기 생긴 것 같아, 너무 간지러워." 그녀는 불편함에 몸을 배배 꼬았고 팔을 내밀었다. 팔에는 확실히 긁힌 자국이 가득했고 이미 부어있었다. 그녀가 전에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면서 개를 개고기 식당에 보내겠다는 말이 떠올라 나는 그녀를 점점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나는 분명 그녀가 전에 동료 집의 코기랑 같이 노는 걸 보았다. '날 속상하게 하기 위해 정말 별짓을 다 하네.' 배지훈은 그녀의 팔에 자국을 보고 당황해서 얼른 사탕을 내 손에 넘겼다. "진아야, 긁지 마, 흉터 남아, 내가 병원 데려다줄게." 문 어구로 가서야 와이프가 여기 있다는 게 생각났는지 머리를 돌려 나를 보았다. "나 바로 올게, 기다려." 나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 방향을 보았다. 나는 그가 매번 그렇게 말했고 매번 돌아오지 않은 걸 알고 있었다. 문현수는 두 사람을 지날 때 콧방귀를 뀌고는 나한테 밀크티를 건